정치·사회적으로 한일관계가 냉각되면서 지난 2007년 이후 중단됐던 한일 재계회의는 지난해부터 재개돼 경단련이 한국을 방문한 회의를 가졌고, 올해는 전경련이 8년만에 일본을 방문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전경련 허창수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경제계 대표인사 16인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경단련 회장, 우치야마다 타케시 도요타 회장, 이와사 히로미치 미쓰이 부동산 회장 등 경단련 회장단 등 22인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양국 경제계 “환영”
전경련과 경단련도 한때 냉각관계를 갖기도 했다. 지난 2012년 한국 대법원이 미쯔비스 등 일제 강제징용에 배상 판결을 내려 이슈가 됐을 때 경단련이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양측은 교류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간 교역과 투자 비중이 축소되는 등 경제협력 관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양국 경제계가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회의에서 양국 경제계 대표들은 한일 정상회담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정치·외교 관계가 여전히 풀리지 않으면서 뜻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주 한일중 3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된 이번 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양국 경제계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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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냉각에 경제교류도 부진
올해로 한일 국교정상화 50년을 맞은 가운데 양국의 무역규모는 1965년 2억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3.6% 확대됐다. 하지만 2011년 108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2대 무역상대국이었던 일본은 정치관계 냉각과 아베노믹스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로 한단계 내려갔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투자액도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12년 45억4000만 달러를 정점으로 다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일관계의 악화와 급속한 엔저·원고로 인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117만6000명인 데 비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16만3000명에 달했다.
양국 경제계 협력강화..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개최
이번 한일 재계회의에서는 한일중 정상 회담을 계기로 정치·외교에서 안정적인 토대가 구축될 수 있도록 양국 경제계가 최대한의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한일중 정상회담 개최시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PIT)와 함께 ‘한일중 비즈니스서밋’을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양측은 내년 한일재계회의를 한국의 서울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올해 2월 종료된 한일 통화스왑의 재개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아시아 지역의 금융 협력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 경제계는 한일통화스왑 재개는 양국 관계 개선의 상징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교역이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양국이 포함돼 진행되고 있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체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이 아태지역 경제연대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데 인식을 같이 했다.
허창수 회장은 “한일 양국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와 혁신에 기반한 미래성장산업 육성이라는 과제도 동일하다”면서 “하나하나 협력가능 분야를 찾아가며 경제계가 실천해 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사카키바라 회장도 “경단련은 올해 한일관계 개선을 최우선 사업 과제 중의 하나로 정했다”면서 한일 양국은 상호보완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교류확대로 제3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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