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선 자른' 크롬캐스트..국내 '티빙' 태워 출시

휴대폰 작은 화면을 TV로 크게
푹(pooq), 에브리온TV도 검토
단기간 방송시장 변화 크지 않아
뉴미디어 활성화 차원에서 긍정적
  • 등록 2014-05-12 오후 2:32:46

    수정 2014-05-12 오후 4:22:59

구글의 크롬캐스트 실행 화면. 휴대폰에서 유튜브 등 동영상을 보다가 오른쪽 상단에 있는 네모 버튼을 누르면 거실의 큰 TV화면으로 영상을 볼 수 있다. 구글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TV 유선없이도 다양한 방송을 즐길 수 있는 구글 ‘크롬캐스트’가 국내에 상륙한다. 티빙(tving)이나 푹(pooq) 같은 인터넷방송(OTT)서비스가 크롬캐스트를 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선 유료방송서비스를 해지하는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을 이끌어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1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크롬캐스트를 이번주 출시할 예정이다. 크롬캐스트를 통해서 이용 가능한 국내 인터넷방송(OTT)서비스는 CJ헬로비전(037560)의 N스크린서비스 ‘티빙’이다. 지상파 방송사 합작사인 콘텐츠 연합 플랫폼이 내놓은 ‘푹’과 현대HCN(126560)의 무료 N스크린서비스 ‘에브리온TV’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티빙’ 앱 탑재, 푹·에브리온TV 검토 중

크롬캐스트
크롬캐스트는 휴대기기에서 보던 동영상을 TV에서 키워 보게 하는 방송 장치다. USB 메모리장치보다 조금 큰 동글기를 TV의 HDMI단자와 USB전원포트에 연결하면 스마트폰, 노트북PC에서 보는 동영상을 큰 TV화면으로 연동해 볼 수 있다. 이 기기는 TV안테나처럼 인터넷프로토콜(IP)을 통해 방송을 전송받고, 모바일기기는 리모콘으로 탈바꿈시킨다. 구글은 지난해 7월 북미지역에 35달러 가격으로 출시한 이후 유럽 등 세계 시장으로 판매망을 늘리고 있다.

크롬캐스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동영상만 이용 가능하다. 휴대폰이나 데스크탑 PC에 저장된 동영상을 크롬캐스트를 꽂은 TV로 전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클라우드에 올려진 동영상을 크롬캐스트가 받아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은 안 되고, 유튜브처럼 인터넷에 올려진 스트리밍 동영상만 실행할 수 있다.

미국은 넷플릭스, HBO GO, 훌루 플러스, 판도라라디오 등 다양한 OTT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저작권 문제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구글코리아가 별도로 계약을 체결한 티빙을 비롯해 유튜브(Youtube)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 합작사인 콘텐츠 연합 플랫폼이 내놓은 ‘푹(pooq)’은 클라우드 서버 이전 문제로 당장에 크롬캐스트로 쓸 수 없을 전망이다. 푹 관계자는 “서버 이전 문제로 3개월 정도 걸린다”며 “특히 실시간 방송은 지역방송 권역 문제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HCN(126560)의 무료N스크린서비스 ‘에브리온TV’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 크롬캐스트보다 기능이 확장된 ‘에브리온TV캐스트’를 출시했지만, 다양한 플랫폼 이용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다만 타서비스와 달리 무료기반 광고 수익모델이라 구글 측과 콘텐츠 이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롬캐스트는 북미지역에서 OTT서비스인 넷플릭스, HBO GO, 훌루 플러스, 판도라라디오, 유튜브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케이블선 필요 없다..‘코드커팅’ 일어날까

미국에서 OTT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는 지난 1분기 484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는 미국 케이블사업자 1,2위인 컴캐스트(2170만)와 타임워너(1139만) 가입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늘고, 실시간 시청보다는 다시보기(VOD)서비스가 각광 받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10만원 상당의 고가 유료방송 대신 1만원 미만으로 즐길 수 있는 OTT서비스가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유선 유료방송서비스가 1만원 미만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인터넷·휴대전화와 결합하면 공짜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에 5000원 미만의 N스크린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크롬캐스트를 선택하려는 수요가 급증할 확률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기존 미디어를 제외한 뉴미디어 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크롬캐스트의 잠재력은 크다. 별도의 방송채널을 만들지 않더라도 클라우드 방송서비스만 가능하면 큰 자본없이도 거실TV로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영 미디어미래연구소 데이터분석팀장은 “당장 2~3년안에 크롬캐스트가 국내 방송시장에 줄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뉴스타파와 같은 인터넷방송이 인지도를 키우고 있고, 모바일 중심으로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기존에 지상파와 유료방송 중심의 플랫폼 구도가 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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