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소비 양극화 현상 속에 저가 및 고가 상품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나타났지만 마트는 고가 제품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 심리 위축이 설 선물세트 구매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12일 주요 백화점들이 발표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설 선물 매출 신장률은 10%대의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전 점 기준으로 롯데백화점은 11.7%(기존점 7.8%), 현대백화점 10.6%, 신세계백화점 10.4%(기존점 3.1%), 갤러리아백화점은 12%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백화점은 정육 선물이 매출 증가를 견인하는 등 실속형 신선식품 세트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각 백화점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10만원대 실속형 정육·굴비·가공식품 등이 설 매출을 견인했다.
차원윤 갤러리아백화점 F&B 팀장은 “설 선물 중 차별화된 이색 상품이 선전했다”며 “정성은 물론 차별화된 미각 포인트를 가졌는지가 명절 선물 선택의 새 기준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의 매출이 부진했다. 정육세트와 굴비 등 신선식품 세트 판매가 크게 줄었고, 청과 중에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배 판매가 전년대비 위축됐다. 양말세트 등 초저가 선물세트 등만이 매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김진호 이마트 프로모션 팀장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법인은 물론 개인구매 수요까지 줄면서 이번 설날 선물세트 행사는 지난 추석보다도 실적이 유난히 부진했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의 신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볼 때 소비 경기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