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입양아’, 뺨 마구 맞아 혼수상태…‘제2 정인이’ 사건

MBC ‘실화탐사대’, 화성 입양아 학대 사건 방송
  • 등록 2021-07-09 오후 2:02:46

    수정 2021-07-09 오후 2:02:46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지난 5월 발생한 충격적 사건인 ‘정인이 사건’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입양아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33개월에 불과한 아이가 양부에 의한 학대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것.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두 살짜리 입양아를 마구 때려 반 혼수상태에 빠뜨린 이른바 ‘화성 입양아 학대 사건’을 파헤친다.

오는 10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화성 입양아 학대 사건을 다룬 ‘민영이를 지켜주세요’ 편을 방송한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예고화면 캡처)
입양아 민영이(가명)는 지난 5월8일 외사성 경막하출혈로 의식을 잃은 이후 지금까지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부 A씨의 학대와 폭력은 끔찍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 봉사활동을 하던 보육원에서 민영이를 입양했고, 학대는 입양된 지 8개월이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A씨는 민영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53cm 길이의 나무 재질로 된 구둣주걱 등으로 민영이의 손바닥과 발바닥을 여러 차례 때렸다.

폭행 강도는 점차 세졌다. A씨는 지난 5월6일 민영이가 잠투정을 하며 울음을 터뜨리자 화를 참지 못하고 뺨을 강하게 때려 넘어뜨렸다.

이틀 뒤인 8일에는 의자에 올라가서 놀았다는 이유로 A씨는 아이의 몸이 날아갈 정도로 뺨을 여러 차례 내리쳤고, 아이의 몸은 축 늘어졌다. 그러나 양부모는 학대 사실이 들킬 것을 우려해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 정도 방치했고, 같은 날 오후가 돼서야 병원으로 데려갔다.

양부모는 당시 학대 사실을 부인했다. 담당의를 통해 확인한 결과 병원으로 민영이를 데려왔을 당시 양모 B씨는 담당의에게 “아이가 좀 놀다가 넘어져서 다쳤다”고 말했다. A씨의 끔찍한 폭행으로 아이의 뇌 3분의 2 이상이 손상됐고, 가슴엔 공기가 찼다.

이날 방송에선 민영이의 사진과 동영상도 공개된다. 사진 속 민영이의 얼굴과 팔목 등에는 다수의 멍이 발견됐다. 또한 영상 속에서 민영이는 다른 또래 아이들과 달리 무표정한 얼굴로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민영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친자식이 넷이나 있음에도 민영이를 입양한 양부모의 실체는 무엇이며, A씨의 폭행으로 쓰러진 뒤 7시간 동안이나 방치돼야 했던 민영이가 겪어야 했던 일들은 얼마나 참혹했을지, 실화탐사대 ‘민영이를 지켜주세요’ 편은 오는 10일 오후 8시50분에 방송된다.

양부 A씨가 지난 5월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된 양부모는 지난 6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양부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전체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 또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고 답한 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민영이를 입양한 이유에 대해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아이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친자녀들에 대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학대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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