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앞장서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현재의 시장 구조를 유지하게 만들고, 우리나라 전체의 콘텐츠 투자를 줄였다는 점에서 논란이다.
다만, 기업들의 반응은 다르다. SK텔레콤은 ‘유감’이나 이후를 모색하려는 듯 결정을 ‘수용’한다고 했고, CJ헬로비전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합병을 반대했던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지상파 단체인 한국방송협회는 ‘지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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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당분간 콘텐츠 강자로서의 지위를 누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에 CJ그룹이 SK에 CJ헬로비전을 넘기면서 받게 되는 1조 원이 사라진 만큼 제2·제3의 tvN 이 나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5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의 2014년 기준 방송채널사용사업(MPP)의 연간 프로그램 제작수급비용을 보면 CJ계열 PP가 전년대비 3.7% 증가한 4387억 원으로 2533억 원(전년대비 2.0% 감소)에 그쳤던 지상파 3사 계열을 앞섰는데, CJ그룹이 헬로비전 매각대금으로 콘텐츠에 더 많이 투자하는 일이 불가능해진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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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SO) 1위 CJ헬로비전은 지난해 8%의 영업이익률을 올렸지만 이는 투자를 줄인 덕분으로 방송가입자·인터넷 가입자가 매년 줄고 있다.
SK가 합병을 계기로 약속한 3200억 콘텐츠 투자펀드는 발표 당시 지상파 방송사으로부터 ‘수직계열화를 통한 지배력 강화’라고 비판받았지만, KTB네트워크에서 콘텐츠 투자를 맡는 이승호 상무는 “3200억 펀드는 최근 콘텐츠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로 게임이나 뉴미디어 등 중소 제작사들에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다.
공정위가 미디어 시장 구조조정을 저해했다는 비판에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우리가 금지한 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간 결합”이라며 “사례별 경쟁 제한성은 다를 수 있다. 경쟁 제한성이 이 건보다 낮으면 조치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문제 삼은 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이 결합시장으로 전이되는 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기준 시장획정에 따른 요금인상 가능성이나 알뜰폰 문제 정도였던 만큼, SK텔레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시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그때까지 케이블 회사들은 고사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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