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전날 발표한 새정치공동선언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하겠다’는 문구를 격론 끝에 합의해 넣었다. 안 후보는 국회의원 정수 200석 축소를 제시했고, 문 후보는 의원정수는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안을 제시해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양측이 이에 대해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먼저 포문을 연 안 후보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전체 정원수를 조정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늘리지는 않을 테니, 그러면 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문안에 들어간 ‘조정’이라는 단어를 사실상 ‘축소’로 받아들인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유 대변인과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진 대변인은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축소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 기득권을 어떻게 내려놓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두 후보가 합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 후보 측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또다시 브리핑을 열고 문 후보 측의 의견을 반박했다.
박 본부장은 “작성의 과정에 안 들어가서 해석 권한은 없지만, 최소한 그 문구 작성 과정에서 상당히 긴 시간 토론이 있었다”며 “그러한 해석의 차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어를 넣었다가 빼는 과정도 있었다. 의원수 축소까지를 포함한 조정으로 저희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진 대변인은 좀 더 세부적인 협상 내용을 꺼내들며 반론에 나섰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돼 집권에 성공할 경우 각각의 공약대로 국회의원 정수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따라서 의원정수를 축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겠다는 것은 합의문안과 상치되는 자의적 해석일 뿐 아니라 합의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며 안 후보 측의 국회의원 정수 축소 해석을 경계했다.
두 후보 측은 그동안 새정치공동선언문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특히 ‘국회의원 축소 안’에 대해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의 표현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비켜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의 반발을 감안해 애매한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