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가전' 양 날개 단 LG, '반도체 부진' 삼성 또 제쳤다

LG전자, 2Q 매출 19조9988억원…"역대 최대"
영업익은 8927억원…2개 분기 연속 삼성 추월
삼성전자 영업익 6000억원…14년만에 최저치
반도체, 3~4조 영업적자 추정…"하반기 반등"
  • 등록 2023-07-07 오후 4:25:11

    수정 2023-07-07 오후 4:25:11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희비가 엇갈리는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005930)가 지속하는 반도체 한파 영향으로 14년 만에 최악의 영업익을 낸 반면, LG전자(066570)는 전장산업 호조세에 힘입어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낸 것이다. LG전자는 영업익으로 올해 1분기에 이어 삼성전자를 한번 더 추월했다.

2Q 영업익 8927억원…車산업 호조세에 전장실적 개선

LG전자(066570)는 글로벌 가전·정보기술(IT)기기 수요 침체에도 올해 2분기 9000억원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난 8927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7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 증가한 19조9988억원을 잠정 기록했으며, 이는 역대 2분기 매출액 중 최대치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데 이어 2분기에도 이를 추월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LG전자 영업익은 9000억원대 후반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에는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 선순환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한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전장(VS)사업이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주력인 생활가전(H&A)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업부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전장사업의 경우 완성차업체의 생산 증가 효과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높은 수준의 수주 잔고 역시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 또한 매출 증가 효과로 개선된 가운데, 흑자 규모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전사업의 경우 수요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다만 비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수익성은 개선했다.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제품 매출이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TV 사업 역시 수요 회복이 미뤄지면서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마케팅 비용 등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은 개선했다.

또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 시스템에어컨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유럽 등에서 히트펌프를 비롯한 고효율·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장사업 뿐 아니라 올해 개별 사업부의 실적 전망도 밝은 것으로 전망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변동에 둔감한 B2B 매출이 올해 LG전자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고, 수익성 중심의 수주 건전화 작업을 완료한 전장부품 사업의 실적 개선이 지속하고 있어 분기별 실적 변동성도 완화할 전망”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이데일리DB)
2Q에도 메모리 판가 하락세…하반기 업황 반등 기대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 감소한 6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의 경우 6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줄었다.

이번 실적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익 1조원을 밑돌았던 지난 1분기(6402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력사업인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반도체(DS)부문 영업적자는 3조~4조원에 이른다. 김선우 메리츠증원 연구원은 이날 “당사는 DS부문 4조2000억원 적자, 삼성디스플레이 8000억원 영업익, 모바일경험(MX)사업 3조1000억원 영업익,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6000억원 영업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DS부문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영업손실은 3조7000억원으로 부진한 수준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의 판가가 전분기 대비 9% 줄었다면서도, 출하량은 동기 대비 각각 18%, 5% 늘었다고 봤다.

지난 1분기에 선방한 MX사업에 대해선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을 각각 5300만대와 580만대로 추정하며 기존 기대치에 하향하는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 실적에서 사실상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AI 수요 급증에 따라 HBM3 등 고부가제품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 축소 효과로 메모리 업황은 상반기 저점 이후 하반기 수급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메모리 업황 턴어라운드와 AI 신수요 기대감이 선반영돼 주가도 상승 중”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HBM3 제품을 본격 공급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데이터저장 용량을 높인 차세대 제품인 ‘HBM3P’ 샘플을 공급하고 연내 출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2분기 컨퍼런스콜은 오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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