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명 대령.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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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선 기자] “원치 않는 사고로 인해 군 생활 절반을 불편한 몸으로 고통과 아픔을 모두 이겨내고 당당하게 전역하게 돼 감사합니다. 앞으로 당신이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당신의 다리가 돼 도울게요.”(이종명 대령의 부인 김금란 여사의 편지글 中)
15년전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간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고도 군에 남은 이종명(육사39기) 대령이 24일 37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이 대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 소연병장에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전역식에서 다른 9명의 대령과 함께 전역을 신고했다. 이 대령은 1983년 육군 소위로 임관해 1사단 수색대대장, 합동군사대학교 지상작전 교관 등을 역임했다.
그가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것은 2000년 6월 27일의 일이다. 이 대령은 1사단 수색대대장(당시 중령)으로 근무하던 중 후임 대대장에게 업무를 넘겨 주기 위해 DMZ 수색 정찰에 나섰다가 지뢰 사고를 당했다. 후임 대대장이 군사분계선(MDL) 근처를 수색한 이후 돌아 나오던 중 지뢰를 밟은 것이다. 후임 대대장은 두 다리를 잃었고, 동행했던 중대장은 파편에 부상을 입었다.
“위험하니 들어오지 마라. 내가 가겠다.” 이 대령은 부상당한 장교들을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홀로 들어갔다. 후임 대대장을 업고 나오다가 이 대령은 또 다른 지뢰를 밟았다. 그는 두 다리를 잃었다.
그는 2년 2개월 동안 입원했다. 치료와 재활훈련을 거듭한 끝에 의족을 착용하고 생활 수 있었다. 당시 이 대령은 군에 계속 남길 원했다. 군 당국은 2012년 5월 군인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본보기가 될 만한 행위로 인해 신체 장애인이 된 군인’이 현역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 대령은 이날 전역 대령을 대표해 전역사를 낭독했다. “지난 37년간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같이 동참해 그 대열에서 작은 힘을 보탰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달려오는 예비전력이자 육군의 홍보대사로 힘을 더하겠습니다.”
| 1사단 수색대대장 시절 이종명 대령(당시 중령)의 모습.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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