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1~6월) 미국시장 판매는 총 63만8361대로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했다. 미국 내 주요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하게 감소세다. 지난해 상반기 8.9%에 달했던 시장점유율도 8.2%까지 낮아졌다.
상반기 미국 자동차판매 8%증가.. GM·도요타 등 공격적 마케팅
현대·기아차의 판매감소는 미국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뼈아프다. 올 상반기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782만대로 지난해보다 8% 늘었다. 업계는 올해 전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최근 5년 새 최다인 1550만~16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일본 경쟁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약세에 힘입어 도요타·혼다 등 일본차들은 작년말부터 신차 출시에 맞춰 가격 인하 공세를 펼친 데 이어 GM·포드 등 미국차들도 자국시장 수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도요타(111만대)·혼다(75만대)·닛산(58만대)의 일본 ‘빅3’도 엔화 약세에 힘입어 최근 가격을 낮추는 등 맹공을 펼친 효과로 전년대비 6~8% 성장했다.
미국 현지 판매증가와 함께 현지 공장 생산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자동차산업분석기관 LMC 오토모티브는 올해 북미 자동차 생산량이 1600만대로 11년 만에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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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 부진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사의 공세가 거센데다 판매를 이꿀 마땅한 신차출시 계획도 없기 때문이다.
GM은 지난달 초 앞으로 1년 새 18개 신차를 출시하는 동시에 전 브랜드 고객을 대상으로 2년(2만4000마일) 무상정비 서비스 프로그램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원격조정 서비스도 유료에서 5년간 무상 제공키로 했다. 포드·닛산도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소형 상용차(픽업트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신형 쏘나타(LF쏘나타)와 신형 제네시스 출시 전까지 신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승용차만 판매하고 있어 최근 픽업트럭 판매 증가세가 오히려 악재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혜택에도 제외돼 있어 현대·기아차가 당분간 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순위는 아직 닛산에 앞선 6위지만 연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2008년 이후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사 위기에 따른 반사이익 측면이 있었다”며 “신형 쏘나타 등 주력 신차가 출시되는 내년까지 판매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