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외환은행, 현대건설 매각 `전면전`

산은 대우조선해양 매각방침에 외환도 `맞불`
외환은행 "내달 주주협의회 강행"
  • 등록 2008-03-26 오후 6:25:03

    수정 2008-03-26 오후 6:26:09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매각 시기를 놓고 전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이 현대건설(000720)을 뒤로 하고 대우조선해양(042660) 매각을 공식 발표하자, 외환은행은 내달 초 현대건설도 매각절차에 착수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외환은행(004940)은 26일 `현대건설 매각에 대한 산업은행의 구체적 입장 제시 요구`라는 보도자료에서 "산업은행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비판한다"며 "현대건설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외환은행은 "2006년 5월 현대건설의 워크아웃 졸업 이후 2년여 동안 대부분의 주주협의회 구성기관들이 조속한 매각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옛사주 문제를 제기해 사실상 매각작업을 중단시켜 왔다"며 "내달 초에 주주협의회를 개최해 현대건설도 매각절차 착수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공식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현대건설 매각이 늦춰질 상황에 놓이자 그동안 현대건설 매각을 서둘러 왔던 외환은행이 반발하고 나선 것.

앞서 외환은행은 오는 28일 운영위원회를 소집, 매각자문사 선정 등의 안건을 공식 부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은 "운영위원회 개최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으며 현재 구체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도 이날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분 보유회사 매각문제보다 산업은행 민영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현대건설 채권단간 마찰이 가시화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운영위원회 3개 기관 중 한 곳이라도 반대가 있다면 현대건설 매각을 착수할 수 없다"며 "산업은행과 외환은행간 이견이 심해진다면 외환은행이 운영위원회에서 빠져 2년동안 매각을 기다려왔던 다른 기관들과 별도로 지분을 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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