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총선 후 첫 개각…환경 김완섭·금융 김병환·방통 이진숙(종합)

尹대통령, 장관급 3명 인선
이달 중순 이후 추가 개각 예고
야당은 인사청문회 벼뤄
차관인사선 대통령실 출신 대거 발탁
  • 등록 2024-07-04 오후 1:34:40

    수정 2024-07-04 오후 3:31:04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환경부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수장을 교체하는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4월 총선 이후 첫 내각 개편이다. 이어지는 후속 개각을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4일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금융위원회 후보자에 김병환 기재부 제1차관을 지명했다. 김홍일 전 위원장 사임으로 공석이 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론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내정됐다.

왼쪽부터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후보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장 물론 환경장관 후보도 기재부 출신

김완섭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기재부에서 사회예산심의관과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지낸 정통 재정관료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윤석열 정부 정책 방향 수립에 참여했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 험지로 분류되는 강원 원주 을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기재부 출신이 환경부 장관에 발탁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환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걸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점점 중요해지는 글로벌 이슈인 환경 분야를 책임지는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무엇보다 책임감이 크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지키는 데 앞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엔 “전문가와 국민의 말씀을 듣고 소통하면서 방향을 만들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병환 후보자는 행정고시 37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기재부에서 경제정책국장과 혁신성장추진기획단장을 지냈다. 김 후보자 역시 인수위에 파견돼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렸고, 정부 출범 후엔 첫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 후보자는 “늘 시장과 소통하면서 금융시장 안정, 금융산업 발전, 금융소비자 보호, 그리고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금융 정책의 목표가 조화롭고 균형되게 달성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우선 과제를 묻자 “금융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관련한 리스크가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방통위원장 후보 “방송, 공기 아닌 흉기로 불려”

이진숙 후보자는 1986년 MBC에 입사해 걸프전·이라크전 종군기자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대선에선 윤 대통령의 언론 특보를 지냈다. 지난해 국민의힘 몫 방통위원에 내정됐으나 야당 반대로 취임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방통위원장들은 모두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사임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잇달아 탄핵을 추진하면서 탄핵으로 인한 업무 정지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 후보자는 전임자들이 탄핵될 만한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야당의 탄핵을 ‘정치탄핵’이라고 비판했다.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라며 “방송이 지금은 공기(公器)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공영언론이 노동 권력·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제 경험에 따라 공영방송은 공영방송이라는 제자리를 잡고 통신이라는 날개를 달아 k 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연원정 신임 인사혁신처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아래 왼쪽부터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임상섭 산림청장, 김재홍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사진=연합뉴스)


◇임기 반환점 앞두고 인적 개편으로 분위기 쇄신


윤 대통령이 내각을 개편한 건 4월 총선 이후 처음이다. 이번 개각에 대해 대통령실에선 새로운 활력을 갖고 집권 후반기에 열심히 하자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11월)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적 쇄신을 통해 여당의 총선 패배 등으로 가라앉은 정부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뜻이다.

대통령실은 이달 중순 이후 추가 개각을 위한 인사 검증 절차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재임 2년이 넘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총선 직후 사의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임자의 국회 인준 부담 때문에 사실상 유임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원년 멤버’ 장관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각각 화성 전지공장 화재 수습·경찰청장 교체, 의료개혁 등 현안으로 당분간 개각 대상에선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인사 구상이 순항할지는 불투명하다. 해병대원 순직 특검·방통위원장 탄핵으로 여야 관계가 얼어 붙으면서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앞두고 방통위원회 인사청문회는 치열한 전장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특히 대통령실 비서관들이 일선 부처 차관으로 영전한 게 눈에 띈다.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 인사제도비서관이, 기재부 1차관과 농림축산품부 차관엔 각각 김범석 경제금융비서관, 박범수 농해수비서관이 임명됐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사가 일선 부처에서 정책 실무를 이끌어야 한다는 게 대통령실 기류다. 지난달에도 이병화 기후환경비서관과 김민석 고용노동비서관, 김종문 국정과제비서관이 각각 환경부·고용노동부 차관과 국무조정실 제1차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농촌진흥청장과 산림청장, 국립중앙박물관장엔 각각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임상섭 산림청 차장, 김재홍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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