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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 방침 시행한 지 2주 만에 세부지침을 다시 조정하면서 사실상 정부는 방역 효과가 없음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오후 9시 영업제한 전후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비교해보면 뚜렷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업시간 제한 2주차 주간(8월 30일~9월 3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평균은 1747명으로, 영업제한 직전 주간(8월 16일~20일) 1739명보다 0.46% 증가했다.
서울 중구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홍모(61·여)씨는 14년 동안 가장 적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또 다시 바뀐 지침을 이해하기 복잡하다며 되레 취재진에게 쉽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씨는 “예전엔 100원 팔았으면 지금은 10원밖에 못 판다. 매출이 진짜로 10분의 1로 줄었다”며 “임대료는 내려주지도 않고 직원도 수지가 맞지 않아서 못쓰니 자영업자들은 다 죽기 직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이 밀집한 시청역 근처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51·여)씨는 이미 상권 자체가 죽어버려 한 시간 연장으로는 턱도 없다고 힘없이 말했다. 정씨는 “원래 10시까지 영업하는데 거리두기 시작하고 7시에 문을 닫는다. 이번에 10시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도 어차피 매출 자체가 안 나와서 시간을 늘릴 생각은 없다”며 “이럴 거면 별 방역 효과도 없어 보이는 9시 단축은 왜 했나. 알바(아르바이트)도 못쓰는데 그냥 영업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고장수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확진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고 위드 코로나로 가도 이 상태가 유지될 거라고 본다”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도 어느 정도 거리두기 단계는 일정 수준 유지하기 때문에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전엔 치명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확진자 수를 기반으로 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트렌드에 뒤처져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