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3’에서 공존을 위한 해결책으로 ‘경협’을 제안했다. 처음부터 경쟁만 하거나 어느 한 쪽이 포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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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서 최 교수는 ‘호모 심비우스의 생존 전략 경쟁과 협력을 넘어 경협으로’를 주제로한 강연에서 생태학을 우리 사회와 자본주의에 대입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했다.
먼저 최 교수는 다윈의 ‘적자생존’ 법칙을 제대로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을 마치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단 한 명만 살아남는 ‘최적자 생존’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학교나 사회, 시장경제에서도 무한 경쟁만을 요구해 다양한 갈등이 생겨나는 것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재원과 자원이 풍부하면 그 누구도 멸종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그동안 다윈의 적자생존 표현을 통해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연연한 것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유 위원장에 대해 미안함을 밝히면서까지 동반성장위원회를 비판한 것은 두 집단 사이에서 한쪽만 희생하고 포기하는 방식이 공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최 교수는 “처음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할 때 불편한 마음이 생겼다”며 “정부가 힘을 가지고 위원회를 만들어 재벌이나 대기업에 무조건 나눠주라고 하는 방법이 지속가능하다고 보느냐”라고 반문했다.
특히 최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했다면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기구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최 교수는 무한경쟁이나 일방적인 희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1등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거나 사회의 희생 요구에 부합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최 교수는 “희생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희생은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가 상생과 공존을 위한 해결책으로 제안한 경협을 설명하기 위해 서로 묶인 두 마리 당나귀를 예로 들었다. 두 당나귀가 반대 방향에 있는 자신의 먹이를 먹겠다고 서로 경쟁하면 둘 다 먹이를 먹을 수 없다. 대신 함께 이동해 차례대로 먹이를 먹는다면 둘 다 무리 없이 먹이를 먹을 수 있다. 최 교수는 “처음부터 경쟁만 하다보면 파괴적 결과를 맞게 된다”며 “서로 모두 윈윈해야 진정한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호모심비우스(Homo Symbious)’를 강조했다. 호모 심비우스는 최 교수가 호모사피엔스 대신 제안한 단어로 ‘공생하는 인간’을 뜻한다. 그는 “우린 남을 짓밟아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