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이나 법정관리 등 동양그룹의 위기가 구체화되기도 전에 투자자들이 동요하며 동양증권에서 돈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 투자자를 안심시키는데 적극 나선 상황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리온이 동양그룹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힌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동양증권에서 인출된 돈은 4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동양증권 예탁자산 45조원의 8.8% 수준으로, 주로 CMA에서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약 1조원이 빠져나갔고, 24일에는 무려 2조원의 예탁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1조원 규모에 달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직접 “동양그룹의 CP에 대한 우려보다 동양증권의 돈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음에도 고객의 예탁금 인출이 이어지는 것이 문제”라며 동양증권의 고객이탈에 우려를 표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과 CMA 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으로 자료를 낸 것으로 부족해 최수현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브리핑까지 진행했다. 최 원장은 동양증권과 동양생명의 돈은 따로 보호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펀드 역시 수탁회사에 별도 보관돼 고객이 손해를 입지는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최 원장은 “고객이 동요해 계좌를 중도 해지하는 바람에 생기는 손해는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라며 자금에 인출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금감원은 23일부터 특별 점검반을 투입해 동양증권을 검사한 결과 고객이 맡긴 돈에는 문제가 없다고도 밝혔다. 덧붙여 직접적인 관리·감독 대상은 아니나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동양그룹에 오너로서 책임을 갖고 투자자보호에 힘쓸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동양그룹의 계열사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의 CP 만기를 두고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그룹이 CP를 막지 못해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CP 투자자들의 손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자 수는 무려 수만명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