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당분간 해외 M&A 신중히 대처"(종합)

"금호 계열사 경영 정상화 방안 2월말 윤곽"
"시암시티은행 인수 포기에 당국 외압 없어"

  • 등록 2010-02-03 오후 3:14:03

    수정 2010-02-03 오후 3:14:03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민유성 산은금융그룹 회장은 3일 "미국의 금융규제 법안(볼커룰)이 입법화되기 전까지 해외 금융회사 M&A(인수·합병)는 신중히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호산업(002990)금호타이어(073240) 등 금호 계열사에 대한 경영정상화 방안은 2월말까지 큰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기 이후 한국 금융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민 회장은 `볼커룰` 등으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해외 금융회사 M&A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볼커룰이 입법화될 지 안될 지 여부도 현재로서 판단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해외 M&A는 국제 금융시장과 볼커룰 입법화 과정 등 시장상황을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볼커룰이 입법화되면 해외 M&A를 중단해야 하냐`는 질문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입법화가 되더라도 어떤 기관이 (규제) 대상이 될 지 아직 알 수 없고 또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볼커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은행 규제안으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고 투자은행의 자본투자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 회장은 태국의 시암시티은행(SCIB) 매각 입찰을 포기한 것도 미국의 금융규제안과 인수 조건 등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상장이 예정된 상황에서 태국 정부가 내세운 조건 중 산업은행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금융당국의 외압설에 대해서는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산업은행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고 부인했다.

민 회장은 현재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2월말 정도면 채권 금융기관들간 합의가 필요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협상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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