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케이블 "지상파가 구두약속 어겨 송출 중단"

케이블 사장단 29일 긴급 간담회서 밝혀
  • 등록 2011-11-29 오후 5:14:04

    수정 2011-11-29 오후 5:14:0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김재철 MBC 사장과 구두 합의를 했는데 이후 사인을 하자고 해도 아무런 답이 없더라"

28일 오후부터 전국 770만 가입자 대상으로 지상파 HD 방송(KBS1, MBC, SBS) 송출을 중단한 종합유선방송사(MSO)의 사장단이 뿔이 났다. 지상파가 협상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강대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SO협의회장(현대에이치씨엔(126560) 대표),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이상윤 티브로드 대표, 장영보 씨앤앰 대표 등 케이블 사장단은 29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상파가 구두 합의를 지키지 않아 방송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강대관 회장은 이날 "지난 24일 방송 중단을 한 시간 반 앞둔 오전 10시30분 김재철 MBC 사장이 전화를 했고 우리의 안을 제시했다"며 "한 시간 뒤 김 사장은 우리의 안을 다 수용하겠다고 밝혀 방송 중단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케이블이 제시한 안은 디지털 케이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2012년에는 가입자당 100원, 2013년에는 50원을 지상파에 지급하는 것이었다.

강 회장은 이어 "이 내용을 가지고 지상파 각사 실무 임원들과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지만 의견이 잘 전달되지 않았고, 28일 12시를 시한으로 마무리 짓자는 의견을 전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어 결국 이날 오후 2시에 HD 송출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장단은 그러나 분쟁을 길게 끌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지상파가 협상에서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 밝혀 달라고 당부했다.

변동식 대표(SO협의회 부회장)는 "지금까지 협상은 케이블에서 제안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가 번복된 상태다. 지상파가 번복한 조건이 무엇인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서로 신경전을 할 일이 아니며 피드백이 오면 신속히 답하겠다. 못마땅 한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어제 송출 중단 이후 현재 상황은 ▲(강대관)지상파 쪽 협상 대표단이 우원길 SBS(034120) 사장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외에 특별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없다.

-방통위의 움직임은 ▲(강대관)방통위에서는 지상파 HD 방송을 중단한 것이 법에 저촉되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시청자 보호방안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각 SO 회원사에 공문이 와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답변을 제출할 예정이다.

-추가 협상 시한은 ▲(강대관)전혀 정해진 바 없다.

-법원은 CJ헬로비전에만 디지털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방송을 중단하라고 했는데 왜 전국 770만 가구 HD 방송 전면 중단으로 번졌나. ▲(변동식)신규 가입자와 기존 가입자의 플랫폼을 이원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면 중단이 됐다. 그 부분은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충분히 소명했다. CJ헬로비전과 동일한 내용의 소송이 5대 MSO에도 제기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체 케이블 업계가 공동 대응하게 된 것이다. CJ헬로비전이 지난달 28일부터 내야 하는 간접강제 위반급액 1억5000만원 지급도 지상파가 CJ헬로비전을 수단으로 선택했을 뿐 우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사자 간 합의 이외의 해결방법이 없는지 ▲(강대관)지상파는 무료보편 서비스다. 방송법을 봐도 지상파를 재전송하는데 돈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없다. 지상파가 법제가 미비한 과정에서 무리하게 유료화를 시도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관련 법제 정비가 시급하다. 정부가 지상파 재전송 관련 법개정을 해 줘야 한다. 우리는 누차 보편적 시청권으로 보호해야 할 채널이 있다면 공영으로 정의를 해서 재전송료를 받지 말라고 요구했다. 현재는 이와 관련 아무 제도가 없다.

▲(이상윤)현재 KBS1, EBS는 의무재전송이다. 저작권료 적용을 예외로 한다. KBS2, MBC, SBS가 공영방송 성격이 있어서 무료보편적 서비스라고 판단이 서면 그렇게 법제를 개선하면 되는 것이다.

-케이블이 제시하는 새로운 안이 나올 수도 있는지 ▲(강대관)새 안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상파 협상 대표가 합의한 사항을 번복했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지상파 측이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재철 사장은 기존 가입자를 제외하고 신규 가입자만 받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는데 ▲(이상윤)2012, 2013년 신규가입자에 대해 각각 월 100원, 50원씩 주겠다고 우리가 분명히 안을 던졌다. 기존 가입자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재송신료를 조금 더 올려달라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 제외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지상파가 요구하는 기존 가입자당 재송신료는 280원으로 매우 큰 금액이다. 그런대 그 얘기가 이뤄지지 않고서 신규 가입자 100원, 50원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었겠는가.

-방송을 재개하려면 어떤 조건이 해결돼야 하나. ▲(이상윤)우리가 제시한 `100원, 50원` 안 관련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우리는 또 10월28일부터 CJ헬로비전이 내야 하는 일일 간접강제금 1억5000만원 취하를 요구하고 있는데 지상파 쪽에서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과금 카드를 내밀 것이다. 민사 본안 소송을 서로 취하하는 부분도 걸려 있다. 우선 재송신료 관련 합의를 서면으로 하고 다른 세 이슈는 별도로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돈을 내고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이 없더라. ▲(강대관)불편을 끼처드린 점은 백배 사죄해도 부족하다.

▶ 관련기사 ◀
☞시청권 외면한 지상파, HD 중단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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