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전기전자(IT) 업체가 모두 지난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삼성SDI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난해만 못했다.
`언제나 우등생` 삼성전자(005930)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1년전 분기 영업이익 5조원 돌파와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LG전자(066570)도 스마트폰 경쟁력을 조금씩 회복하며 `명가 재건`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본격적인 실적 개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완제품 업체와 달리 IT 부품업체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2차전지로 재미를 본 삼성SDI(006400)가 유일하게 모범생으로 남았으며 삼성전기(009150)와 LG디스플레이(034220), 하이닉스(000660), LG이노텍(011070) 등은 하반기도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9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39조4388억원, 영업이익 3조75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5.18% 감소했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까지 IT 종합전시장인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덕을 봤다. 갤럭시S2를 앞세워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양강 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통신 부문에서만 1조67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스마트폰 영향력은 막강했다. 지난 6월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수요 강세에 힘입어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LSI) 판매 확대로 위기를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규모가 4억7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5%가 성장한 규모다.
미국 가전협회(CEA) 역시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230억달러로 예측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삼성전기 등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PC와 TV 수요는 하반기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세계 PC 판매량은 태블릿 PC가 기존 노트북PC 시장을 일정부분 잠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제한된 소득으로 PC 교체를 미루고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 구매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 수요부진은 D램 고정거래 가격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증시 전문가들이 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분기 실적 저점을 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시장도 PC시장 만큼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패널업계는 중국 패널업체들의 시장 진입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IT 부문별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휴대폰과 PC, TV 순으로 유망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실적 변동성이 클 수 있는 종목은 우선 순위를 뒤로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V 매출 비중을 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LG이노텍, LG전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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