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암초 만났나..`유찰 가능성?`

하나금융 "우리금융과 외환銀중 양자택일"
우리금융 인수포기시 `유효경쟁` 불충족
지방銀 제외한 우리금융 매각 유찰 가능성
  • 등록 2010-11-16 오후 1:20:11

    수정 2010-11-16 오후 1:21:11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우리금융지주(053000)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여겨졌던 하나금융지주(086790)외환은행(004940) 인수를 전격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우리금융 매각 입찰이 지방은행 분리 매각을 제외하곤 유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불참할 경우 복수 이상의 `유효경쟁` 조건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금융 매각 입찰은 하나금융의 `합병안`과 우리금융의 `독자 민영화안`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16일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논바인딩(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합병하는 방안과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비교한 후 하나금융에 유리한 카드를 선택하겠다는 입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이날 "26일까지 시간이 남아있다"며 "그 전에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중) 하나를 양자 택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은 우리금융 인수 입찰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이다.

김 회장 발언대로라면 하나금융은 아직 우리금융 인수 포기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은 하나금융이 인수를 추진한다 정도지 외환은행을 산다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론스타가 최근까지 호주의 ANZ은행과 외환은행 매각 협상을 벌여왔다는 것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다시말해 우리금융 인수를 포기했다는 관측이다. 근거는 최근 우리금융 매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상황 변수다. 최근들어 금융당국 내부에서조차 우리금융 유찰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고,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독자 민영화에도 회의적인 시각들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과거 은행권 M&A 때마다 신중했던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과 협상을 벌인다는 사실 자체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며 "현재 외부에 공개된 사실만 따져보면 우리금융보다는 외환은행이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을 포기할 경우 우리금융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금융 매각의 전제조건으로 복수 후보간 경쟁입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과 합병안을 추진중인 하나금융 이외에는 우리금융지주가 과점주주들을 유치해 정부 소유 지분 57%를 전량 인수한다는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분리 매각되는 지방은행을 제외하곤 유찰 등 매각작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빠지더라도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유효경쟁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재도전..`방향 돌린 까닭은?`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추진.."26일 前 결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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