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적인 것은 기존에 출시된 고속 전기차보다 성능면에서 앞선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 모든 것을 현대차와 협력업체의 공동 노력으로 이뤄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현대차(005380)는 9일 청와대에서 국산 첫 고속 전기차인 '블루온'을 공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블루온'을 몰고 청와대 경내를 주행한뒤 이번 작품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상생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블루온'은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론칭한 차량이라는 진기록도 남기게 됐다.
◇日에 내준 `세계 최초`, 기술로 만회..정보누수 방지에 `총력`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8월. 일본 미쓰비시가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아이미브(i-MiEV)를 지난해 7월에 내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보다 한 발 늦게 시작한 셈이다.
현대차는 뒤쳐진 시간을 기술로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우선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개발팀을 꾸려 미쓰비시의 아이미브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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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 이를 능가하는 독창적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 대체적인 양산일정 등은 공개했지만 '블루온'에 대한 세부적인 사안들은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블루온' 개발은 회사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발 프로젝트였다"며 "이번 개발에 참여했던 부품업체들과 긴밀하게 공조,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블루온' 개발시 주안점을 뒀던 것은 무엇보다 주행거리 확보였다. 이에 따라 배터리 고집적화와 내부저항을 최소화시켰다. 모터의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일반 산업용 모터 대비 고속 회전이 요구됨에 따라 강성 보강에도 초점을 맞췄다.
급속충전 및 충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 충전소는 물론, 가정용 전원으로도 충전할 수 있는 편리성을 확보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전용 충전소에서의 급속 충전시 안전성 대비를 위해 '탑재형 완속충전기'도 개발했다.
이로 인해 '블루온'은 일반 가정용 전기인 220V을 이용한 완속 충전 시에는 6시간 이내에 90% 충전이 가능하고 380V의 급속 충전 시에는 25분 이내에 약 80% 가 충전되는 성능을 확보했다. 이는 경쟁모델인 아이미브보다 완속은 1시간, 급속은 5분 이상 층전시간을 앞당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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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전기로도 충전과 운행이 가능한 편의성이 확보돼야만 진정한 전기차가 될 수 있다는 현대차의 고집이 이뤄낸 결과였다.
숙제는 남아있다. 배터리 용량 증대와 배터리 가격 문제 그리고 각 부품의 효율성 증대가 그것. 현대차 관계자는 "'블루온'은 현대차와 국내 부품업체들의 기술력이 집약된 차량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있는 만큼 본격 양산에 돌입하기전에 이런 문제점들을 최대한 해결해 완벽한 블루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협력업체의 `상생`이 만든 `작품`
'블루온'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11개 핵심부품을 순수 자체기술로 독자 개발,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기술 종속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
이를 위해 올 한해 동안 전기차 연구개발을 위해 배정된 정부 지원금 94억원 가운데 약 90%인 85억원을 부품 협력사에 우선 지원했다. 현대·기아차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을 위해 219개 중소 부품 협력사에 총 760여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향후에도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은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개발에 공동으로 협력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상품성을 강화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그린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친환경차 개발 가속도를 높여 친환경차 부문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자동차 업체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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