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수업 확대에 중3 ‘영포자’ 줄었다…도·농 격차는 여전

교육부·평가원, 중3·고2 전체 학생 중 3% 표집평가
중3 국어·수학·영어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 모두 하락
교육부 “대면 수업 정상화, 기초학력 지원정책 주효”
중학 수학 기초학력 미달, 도시 10.6% vs 읍면 17.9%
  • 등록 2024-06-17 오후 12:00:00

    수정 2024-06-17 오후 2:54:27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세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 이후 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에 근거, 학생들의 교육목표 달성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한다. 과거에는 전수 평가로 진행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전체의 3%만 평가하는 표집평가로 바뀌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지난해 9월 14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중3·고2 학생 2만4706명(476개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중학교 기초학력 미달률 감소

평가 결과 중학교에서 기초학력 미달(1수준)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이란 교과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소위 수포자·영포자가 이에 해당한다.

중3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년(2022년) 대비 국어는 11.3%에서 9.1%로, 수학은 13.2%에서 13.0%로, 영어는 8.8%에서 6.0%로 하락했다.

보통 학력(3수준) 이상 비율은 국어(63.4→61.2%), 수학(49.7→49%)의 경우 비슷했지만 영어는 55.9%에서 62.9%로 상승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소은주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은 “학교 현장에서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팬데믹 시기에 비해 완화됐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영어의 경우 팬데믹 때 저조했던 말하기 학습 등이 활성화됐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경우 수학은 15%에서 16.6%로 상승한 반면 영어는 9.3%에서 8.7%로 하락했다. 국어(8.0→8.6%)는 전년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의 경우 수학(55.2→55.9%)과 영어(66.3→70.4%)는 상승한 반면 국어(54→52.1%)는 소폭 하락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던 학생들의 성취 수준 하락 추세가 완화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현장의 전문가·교원 등은 변화 요인으로 대면 수업 정상화, 기초학력 보장 지원 정책 추진 등을 꼽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과 비슷한 고등학교에 대해선 “중학교에 비해 고교 과정이 심화학습에 해당하기에 엔데믹 이후 회복력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라고 했다.

2023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교과별 성취 수준 비율(단위: %, 자료: 교육부)
대도시·읍면 지역 간 학력격차 여전

도·농 간의 학력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서 수학은 대도시가 10.6%인 반면 읍면 지역은 17.9%로 차이를 보였다. 국어에서는 각각 9.7%와 8.9%, 영어에서는 5.0%, 6.7%를 기록했다. 고등학교 역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수학에선 대도시가 14.3%, 읍면이 18.5%로 차이를 나타냈다. 국어는 각각 7.9%와 10.1%, 영어는 8.1%와 8.2%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대도시가 읍면보다 높았다. 중학교 수학은 대도시가 56.2%, 읍면 38.6%로 17.6%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국어는 각각 63.0%와 56.2%로, 영어는 68.6%와 54.4%로 집계됐다. 고교 보통학력 이상 비율에서도 수학은 대도시가 61.4%, 읍면 51.3%로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발생했다. 국어는 56.7%와 47.5%를, 영어는 74.2%와 66.4%를 기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학교의 경우 수학·영어에서 대도시의 학업성취도가 읍면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남·여학생 간 학력 격차도 컸다. 중학교 국어·수학·영어, 고등학교 국어·영어에서 남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여학생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어는 남학생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12.7%인데 반해 여학생은 5.3%에 그쳤다. 고등학교 국어에서도 남학생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11.7%, 여학생은 5.4%로 나타났다.

보통학력 이상 역시 중학교 국어에선 남학생이 52.5%에 그쳤으나 여학생은 70.4%로 차이를 보였다. 고교 국어도 남(44.7%)·여(59.7%) 간 15%포인트 차를 나타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되던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 추이가 일부 완화되고 일부 과목은 성취 수준이 개선돼 긍정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육부는 학생 개개인의 맞춤형 학습 지원을 위해 기초학력 책임교육, 교실수업 혁신, 디지털 기반 교육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3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지역별 보통학력 이상 비율(단위: %, 자료: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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