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령층이 물러간다…향후 5년간 취업자 수 年최저 7만명"

한은, 2023년 노동시장 세미나 개최
55세 이상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이끌어
55~64세 여성 고령층 경활 상승 지속, 남성은 하락 전환 전망
2020년 중반되면 고령층 전체 경활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
  • 등록 2023-04-25 오후 12:00:00

    수정 2023-04-25 오후 2:56:1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신규 취업 등 노동 공급은 고령층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남녀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2020년대 중반을 전후로 전체 경제활동참가율마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취업자 수도 연평균 7만~10만명에 그쳐 2010년대 실제 평균치 28만7000명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원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재입주 후 처음 열리는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노동공급의 추세적 변화와 전망’을 발표했다.

이동원 실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연금수령 연령 도달 등에 비춰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노동 공급의 추세적 흐름은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0년대 들어 55세 이상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상승, 노동공급 증가세를 견인했으나 성별, 연령계층별로 보면 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55~64세 여성 전기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교육수준 향상, 서비스업 일자리 수 확대 등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전기고령층은 남성 베이비붐 세대의 주된 일자리가 기술진보, 산업구조 변화 등에 취약해 여성보다 낮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1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는 조짐이다.

65세 이상 후기 고령층은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으로 남녀 모두 2010년 중반부터 상승세가 크게 확대돼 코로나 영향도 받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이 코호트 시뮬레이션 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전기 고령층은 남성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실장은 “앞으로도 성별, 연령계층별로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이질적인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며 “여성 전기 고령층은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하겠으나 남성은 소폭이나마 하락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후기고령층은 경제활동참가율이 남녀 구분 없이 상승하는 추세였으나 2020년대 중반을 전후해 남녀간 차별화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여성 고령층은 경제 활동을 활발하게 하나 남성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실장은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추세는 남성 전기 고령층을 중심으로 점차 상승폭이 축소되고 그로 인해 전체 경제활동참가율도 2020년 중반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도 7만~10만명에 그쳐 2010년대 실제 평균치(28만7000명)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의 1수준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 뿐 아니라 인적자본 축적, 생산성 등 질적 측면에서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고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고령층 고용정책은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성별, 연령별, 교육수준별 등 개별 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토론에 나선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 부연구위원은 “올해 1분기 경제활동참가율은 60세 이상 고령층, 30대 고령층에서 각각 1.1%포인트, 1.6%포인트 올라서 코로나19 이전(2015~2019년) 0.6%포인트, 0.4%포인트보다 훨씬 높아졌고 코로나19시기(2021~2022년)의 0.9%포인트, 0.8%포인트보다 더 높아졌다”며 “이들은 대부분 여성을 중심으로 증가했는데 경활율이 높아지면 취업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데 현재 추정된 7만~10만명 증가는 과소 추정된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 세대의 은퇴와 자녀 세대의 입직 나이의 관계, 고령층 여성과 출산 및 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등 상관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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