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 세계 M&A 규모는 전년대비 23% 감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톰슨 로이터 자료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렉시트 우려에 영국 M&A 규모는 70% 이상 급감했고 유럽과 미국 내 M&A도 각각 18%, 27% 감소했다. 그나마 중국 기업들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작년 한 해 실적을 이미 넘어섰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게리 포스터낵 바클레이즈 글로벌 M&A 헤드는 “M&A는 신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부담스러워하는 요인이 많다”며 “규제환경, 금리 리스크, 미국 대선에 최근에는 브렉시트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업들의 세금 바꿔치기를 막기 위해 규제에 나서면서 화이자의 앨러간 인수가 무산되는 등 올해 규제 걸림돌로 총 5250억달러 규모의 M&A가 불발됐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나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M&A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당장 도이체뵈르제의 런던증권거래소(LSE) 인수도 불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거래소가 합병한 후 런던에 본사를 두는 것에 대해 독일 감독당국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브렉시트는 유사한 ‘고립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지지자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M&A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 기업을 인수할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운드화 급락으로 영국 기업들의 몸값은 더 낮아졌다.
런던의 한 M&A 전문가는 “확실히 파운드화 하락이 영국 내에서 매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영국 기업을 인수하려면 전체 거시경제 환경까지 고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