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시신' 사건 정형근 검거 뒤 수사속도 못낸 까닭

  • 등록 2014-12-30 오후 12:38:00

    수정 2014-12-31 오전 11:07:11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55)이 범행 열흘 만에 붙잡혔다.

정형근은 공개수배 닷새만인 29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을지로5가의 훈련원공원에서 경찰에 포위됐다.

경찰은 이날 검거 현장 인근 편의점에서 정씨 카드가 사용된 정황을 확인하고 주변을 수색하던 중 훈련원공원 앞에서 노숙자와 술을 마시고 있던 정형근 검거에 성공했다.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은 검거 당시 특별한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됐다.

곧바로 압송된 정형근은 이날 오후 9시25분쯤 인천 남동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피생활과 검거 전 마신 술로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현재 심경에 대해서는 죽을죄를 지었다며 사실상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나 경찰은 정형근 검거 뒤 조사에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체포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만큼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어 상세한 조사가 이뤄지지는 못했던 걸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침 일찍부터 다시 정형근을 상대로 정확한 살해동기와 경위, 도피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검거 때 정형근의 소지품은 지갑과 사용했던 체크카드, 현금 200원밖에 없었고 허리에 차고 다닌 가방에는 도피 생활을 하면서 먹은 것으로 보이는 떡과 땅콩이 나왔다.

정형근은 도피 생활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고 주로 걸어 다녔다고 진술했다.

정형근은 평소 알고 지내던 A할머니를 살해한 뒤 여행 가방에 시신을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과 유전자(DNA) 분석 결과 등 정형근의 범행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충분한 만큼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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