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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한반도는 핵이 없는 지역(nuclear free zone)이 돼야 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다음달 3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두 후보가 대(對)북한 인식을 두고 확연히 다른 입장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22일 밤(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마지막 TV 토론에서다. 코로나19 대응 등 다른 현안들을 두고서도 충돌했다. 1차 TV 토론 때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이번이 판세를 가를 수 있는 ‘마지막 분수령’인 만큼 긴장감은 높았다는 평가다.
김정은 두고 ‘깡패’라고 부른 바이든
바이든 후보는 이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한 조건이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 능력을 끌어내린다는데 동의한다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북한은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핵 야망이 큰 독재자를 정당화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는 김 위원장을 두고 ‘깡패(thug)’라고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와는 다른 스타일의 남자이지만 그 역시 나를 좋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 정상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건 좋은 일”이라며 “북한과 전쟁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통해 자신이 북한과 전쟁을 막은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니았으면)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를 이를 두고 “우리는 히틀러가 유럽을 침공하기 전 좋은 사이였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일갈했다.
코로나19 대응 놓고 충돌한 두 후보
두 후보는 코로나19를 두고서도 강하게 맞섰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2만명에 달한다”며 “오늘밤 내가 할 말은 이것밖에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하루 1000명의 사망자가 나온다”며 “미국은 어두운 겨울로 접어들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응할 명확한 계획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최소 48개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공중보건 전문가의 조언과 지침을 따르고 코로나19 진단 테스트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크 등의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가 마스크 착용만 권고했어도 10만명이 더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잘못”이라며 자신은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코로나19와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우리는 모퉁이를 돌고 있고 코로나19는 곧 멀어져 위기는 끝날 것”이라고 했다.
음소거 버튼 도입…그나마 차분했다
정치자금 후원 역시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가의 후원이 바이든 후보에 쏠리는 것을 두고 “바이든 후보가 월가 기부자들로부터 거액을 모금했다”며 “나도 그렇게 하면 기록을 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4년 전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적은 자금으로 이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후보의 가족이 러시아로부터 350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되풀이했다. 이 돈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통해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어떤 외국에서도 돈 한 푼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은 1차 당시 ‘난장판’ 혹평으로 인해 음소거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호보는 상대방 개입 없이 각각 2분의 시간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지난 토론보다는 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토론이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NBC는 “음소거 버튼이 더 차분한 토론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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