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박카스 광고바꿔라"..동아 `당혹`

진수희 장관 "약이 아닌 의약외품, 광고에 문제있다"
동아제약 "변경 여부 검토"

등록 2011-07-21 오후 4:55:53

수정 2011-07-21 오후 4: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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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박카스의 슈퍼판매 허용에 동아제약이 난처한 입장이 됐다.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진행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박카스 광고를 당장 바꿔야할 처지다. 보건당국이 "박카스는 더 이상 약이 아니기 때문에 약인 것처럼 행세하는 광고는 불법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복지부로부터 박카스 슈퍼판매 압박도 받고 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카스 광고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카스가 슈퍼마켓에서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서 이 광고를 통해 박카스가 의약품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아제약(000640)은 지난해부터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운 광고를 방영했다. 이 광고는 약사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박카스=피로회복제`라는 신뢰도를 심어주면서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박카스의 지난해 매출은 1283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늘었다.

하지만 복지부가 21일부터 박카스를 포함한 48개 일반약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자 박카스는 더 이상 `약`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신분이 바뀌게 됐다.

진수희 장관은 "21일부터 박카스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팔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박카스의 광고는 이제 틀린 광고가 된다"면서 "이 광고를 계속한다고 할 경우 규제 조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다`는 광고가 소비자들이 박카스를 약으로 잘못 인식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박카스 광고가 그대로 방영되면 광고업무정지 행정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약사법 분류체계상 박카스는 자양강장제로 분류돼 있는데 `피로회복제`라는 표기를 박카스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도 보건당국이 규명해야 할 숙제다.

김국일 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은 "현재 방영되는 박카스 광고는 광고문구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도 박카스를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현재 이 광고가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로 인기를 끈 박카스 광고를 더 이상 TV에서 못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아제약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동아제약 담당자를 따로 만나 박카스의 슈퍼판매를 권유할 정도로 동아제약을 압박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생산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박카스를 약국에서만 팔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우선 박카스의 용법·용량을 소개하는 문구만 삭제한 광고를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 심의를 의뢰할 계획이다"면서 "만약 복지부가 광고 전체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광고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