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체제 언급하는 삼성 사장들 "이 前 회장 노하우 필요"

"삼성의 투자는 긴 안목..성과 지금 나오는 것"
"전임 회장 노하우 활용할 방법 있었으면 좋겠다"
  • 등록 2009-09-22 오후 4:03:17

    수정 2009-09-22 오후 4:17:34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삼성 경영자들이 오너체제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조금씩 입을 열고 있다.

최근 최지성 삼성전자 DMC부문 사장에 이어 권오현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사업 사장도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노하우를 활용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힘을 보탰다.

권 사장은 22일 대만에서 열린 삼성모바일솔루션(SMS)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단서를 달며 "삼성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라도 전임 회장의 노하우를 활용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
권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투자와 오너체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현재 경영체제가 투자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대해 "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이 장기적 계획에 따라 경영해 왔다"며 "삼성은 긴 안목에 따라 투자를 했고 지금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체제가)당장 그룹 경영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10년을 내다본다면 달리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오너체제에서 이뤄진 과감한 투자결정이 최근 삼성전자가 보여주고 있는 성과의 기반이 됐으며, 긴 미래를 내다본다면 오너체제 복귀에 대해서도 한번 고려를 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전시회에서 최지성 사장 역시 비슷한 의미의 발언을 했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실제 과거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와 LCD 등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그 결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오너경영체제가 아니고선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 삼성의 경영자들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너체제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언급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과거의 경험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이건희 전 회장 퇴진후 만들어진 현재 삼성의 경영체제가 과연 삼성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이끌 수 있느냐는 고민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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