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미국 대선 지형이 안갯속인 가운데, 84년 이후 역대 미국 대선에서 대통령이 누가 될지 모두 정확히 맞춰낸 사례가 있어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드컵 예언을 모두 맞춘 문어 ‘파울’만큼 강력한 존재가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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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 서비스 회사인 LPL파이낸셜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지난 1984년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포함, 그 이후 총 9번의 대통령을 예측했습니다. 범위를 넓혀 지난 1928년부터로 해도 총 23번의 대선 중 20번의 예상이 적중, 87%의 높은 예측률을 보였습니다.
지난 대선일인 2016년 11월 8일에서 불과 보름 전쯤 발표된 ABC 방송사의 여론조사를 보면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50%, 당시 트럼프 후보는 38%로 약 12%포인트 앞서는 등으로 민주당이 완전히 승기를 굳혔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선거일 가까이에도 다수의 예측이 틀릴 만큼 혼조세였으나 주식시장 만큼은 트럼프 당선을 예상한 셈입니다.
라이언 데트릭(Ryan Detrick) LPL파이낸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생각해 보자, 아무도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에 질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주식 시장을 제외하고는”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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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3일 실시될 예정입니다. 선거 전날인 11월 2일을 기준으로 3개월 전인 지난 7월 31일 S&P500 지수는 3271.12로 마감했습니다. LPL파이낸셜의 얘기대로라면 11월 2일 지수가 3271.12보다만 높게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유력한 것입니다. 지난 7일 S&P500은 3351.28을 기록, 현재까진 상승 중입니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면 주식시장은 대선 전까지도 상승장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저금리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저금리는 현 미국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등에 전염병 사태 이전의 경제활돌량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 무게를 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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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지수와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관한 연관성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것입니다. 이번에도 S&P500이 3개월간 상승했다 해도 꼭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이어간다는 것은 아니란 얘깁니다. 그렇지만 마냥 재미있는 통계 정도로 치부할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가 부양정책을 써서 수익을 본 주식 투자자들일수록 현 정권을 재신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을 가진 유권자가 현 행정부의 부양책 덕에 본인의 주식 가격이 오른다면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도 크고, 이로 인해 소비를 늘리는 ‘웰스 이펙트’로 경제 지표까지 좋아질 수도 있다. S&P500 연관성도 통계일 뿐이지만 무시할 순 없다”며 “트럼프가 중국과 갈등을 확산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식시장에 해가 될 정도까지 밀어붙치진 않을 걸로 보이고 주식시장을 부양시키려는 정책을 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