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병원 밖 감염’ 막아라…지역 전파 차단 ‘총력’

3차 감염 중에서도 ‘병원 밖 감염’ 방지가 관건…지역 의심사례 3건 모두 ‘음성’
다른 지역 전파되면 관리체계 ‘주의→경계’ 격상 불가피
  • 등록 2015-06-01 오후 12:15:31

    수정 2015-06-01 오후 12:15:3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3차 감염, 특히 ‘병원 밖 감염’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발생한 환자 18명 중 국내 첫 환자 A(68)씨를 제외한 17명은 모두 A씨와 접촉한 뒤 감염된 2차 감염 환자다. 2차 환자를 거쳐 바이러스에 감염된 3차 환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보건당국은 3차 감염 환자 발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그 중 병원 밖에서 감염됐거나 격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접촉한 ‘병원 밖’ 3차 감염 환자를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3차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머무른 공간이 병원에 한정돼 있다면 감염세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적어 추가 접촉만 막고 치료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감염 환자가 병원 밖에서 발생했다면 밀접 밀촉자 수가 크게 늘어나 통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A씨가 이동한 병원들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해 다른 2차 감염자를 찾아 나서는 한편, 이미 2차 감염이 확진된 환자들의 이동 경로를 세밀히 파악해 이들과 병원 밖에서 밀접 접촉한 사람을 찾아나서는 ‘투트랙’으로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

현재까지 2차 감염자 17명 중 10명은 격리 관찰 대상자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가 당국의 재조사 과정에서 감염이 확인됐는데, 모두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나 환자의 가족, 의료진이라서 대부분은 이동 경로가 병원 안으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확진 전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특히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중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거나 직업상 집단 생활을 하는 사람의 발병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만 환자와 밀접 접촉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중 기존의 환자 발생 지역에서 떨어진 지역에서 거주한 3명이 보건당국에 신고를 하고 유전자 검사를 받았지만 다행히도 음성으로 드러났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병원에서 진료받은 강원도 거주자와 메르스 환자와 같은 응급실 머물렀던 전주 거주자가 각각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휴가 때 메르스 확진 환자인 어머니를 만난 뒤 복귀한 병사 역시 감염이 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이 병사는 어머니가 메르스 환자를 접촉한 시점 전에 어머니를 만났던 터라 애초에 메르스 감염 위험은 애초에 없었다.

만약 병원 밖에서의 메르스가 환자 발생, 특히 기존의 환자 발생 지역과 먼 지역에서 확진 환자가 나오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메르스 통제 정책에서도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가전염병 관리 체계를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개 단계로 나누는데, 메르스에 대한 관리 체계는 지난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관심에서 주의로 높아진 뒤 계속 같은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메르스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면 관리 체계는 ‘관심’에서 ‘경계’로 높아지며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면 ‘심각’ 단계로 다시 격상돼 보건당국이 접촉자 관리나 환자 감시 방식, 치료 중점 사항 등을 변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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