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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단독 입수한 엑손모빌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이 회사는 앞으로 7년 동안 유가가 11~17%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향후 10년 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장기 유가 전망을 대폭 낮췄다”고 보도했다. 입수한 문서는 지난 9월 작성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엑손모빌은 다른 석유업체들과는 달리 투자자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그간 유가 전망을 공개한 적이 없다. 엑손모빌 측은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다양한 유가 전망을 반영한다면서 여전히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브렌트유 기준 오는 2025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50~55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2026년과 2027년에는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인 62달러, 72달러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엑손모빌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수요를 압박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기조가 강화하면서, 화석연료 규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영향을 끼쳤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존 사업을 미룰 수는 있어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사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 제품 수요는 앞으로도 탄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가 전망을 공개하는 다른 석유업체들도 속속 장기 전망치를 낮추는 추세다. 로열더치셸은 지난 6월 유가 전망에서 브렌트유가 2022년 배럴당 50달러를 찍고, 이후 장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같은 달 장기 유가 전망치를 종전 70달러에서 55달러로 대폭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