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금지' 수만 개씩.. 입국 거부 논란에 태국 관광객 분노

전자여행허가(K-ETA), 입국 거부에 불만 쏟아져
무비자 여행과 입국 거부 없는 지역으로 이동 중
태국 관광객, 베트남·중국 등으로 발길 돌려
엔화 약세로 비용 절감되는 일본도 인기 여행지
  • 등록 2024-06-21 오후 2:24:54

    수정 2024-06-21 오후 3:35:34

한국을 찾은 태국의 방탄소년단 팬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높은 입국 문턱 등으로 한국을 찾는 태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태국 언론은 한국 대신 다른 여행지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옮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짤른 왕아나논 태국여행사협회(TTAA) 회장은 “한국은 태국인들 사이에서 3대 여행지 중 하나였지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태국인들은 전자여행허가(K-ETA)를 받아야 하고, 입국 거부 등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 대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를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엔화 약세로 비용 절감이 이뤄지는 일본 역시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은 11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1%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이 86.9% 급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당 기간 중 태국 관광객 비중은 전체 외국인의 5.8%에서 2.8%로 내려앉았고,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순위에서도 5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주요 국가의 방한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태국만 유독 감소한 것은 입국 불허 논란에 따른 반한 감정의 고조가 꼽힌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태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현지 SNS에는 ‘한국 여행 금지’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수만 개씩 올라왔다.

현재 한국과 태국은 비자 면제 협정을 맺고 있다. 태국인은 한국 방문 전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K-ETA를 신청할 수 있다. 허가를 받으면 번거로운 입국신고서 작성이 면제되고, 전용 심사대를 통해 신속하게 입국할 수 있다. 그러나 허가를 받고 왔음에도 출입국 심사에서 입국을 거부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태국인들의 불만이 커졌고 반한 감정까지 일어났다.

한국에 대한 반감으로 인한 반사효과는 주변국이 누리고 있다. 짤른 회장은 최근 태국인들이 한국 대신 베트남과 중국 등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 시장 하락과 낮은 GDP 성장 등으로 태국 관광객들이 주머니가 얇아지면서 엔화 약세로 비용 부담이 높지 않은 일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짤른 왕아나논 태국여행사협회(TTAA) 회장은 “한국이 태국 관광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최소 1~2년이 걸릴 것”이라며 “태국과 한국의 여행사들이 관광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명소를 제시하는 동시에 정서 개선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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