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 채무상환 능력을 중시하는 회사채 보유자에게 대규모 자금이 동원되는 대형 M&A는 악재다. 사업확장에 드는 재무부담 때문에 혹시 회사가 내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이미 크레딧시장은 현대건설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누가 이겨낼 수 있을지, 이후 등급 변화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한 계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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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AA+` vs 현대상선 `A` 4단계 아래
반면 현대그룹의 핵심인 현대상선(011200)과 현대엘리베이(017800)터는 `A`로 현대차보다 4단계 낮다. 이는 매물인 현대건설(AA-)보다도 2단계 낮은 수준. 현대로지엠은 BBB+에 머문다.
크레딧시장에서 신용등급이 갖는 의미는 크다. 단지 기업의 재무상태를 나타낼 뿐 아니라 등급이 낮을수록 금리가 높아져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
실제 올해 AA+인 현대차(005380)가 7월에 발행한 5년만기 회사채 3000억원의 금리는 연 4.91%였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현대엘리베이터(A)가 발행한 3년만기 회사채의 금리는 연 7%로 2%포인트 이상 높다. 현대엘리는 1000억을 빌리는데 연간 70억원의 이자를 내야하지만, 현대차는 이보다 적은 49억원만 내면 된다. 또 현대엘리베이터의 만기가 더 짧은 것을 감안하면 동일 만기의 조달비용 차이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준으로 현대차와 현대상선이 각각 2조원씩 차입한다면 연간 내야할 이자는 각각 894억원, 986억원으로 현대상선이 92억원(10.3%) 많다.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BBB+인 현대로지엠이 2조원을 빌린다면 연간 이자는 2142억원으로 현대차보다 4배이상 과중하다.
◇현금성자산 현대차 4사 3.7조 ..현대 3사 1조 `밑돌아`
자체자금과 외부 차입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영업활동 등을 통해서 차입금을 얼마나 잘 갚아나갈 수 있느냐가 주요 관심사항이 된다. 이부분도 현대차가 앞선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EBITDA는 무려 4조원을 웃돌아 현대건설의 인수금액보다 많다. 기아차(000270)(2조909억), 현대모비스(012330)(1조6900억), 현대엠코(478억) 등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모비스 등의 유동성이 좋고, 자금여력이 충분하다"며 "다만 M&A시 자금 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향후 어느정도 영업수익을 창출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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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의 경우 설령 재무적투자자(FI)를 잘 찾아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그 시점이 바로 현대그룹의 또다른 위기라는 평가다. 나라 안팎으로 부동산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 투자에 참여할 FI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풋백옵션 등 일정부분 손실보전 조건 제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 FI의 공동 지분투자와 함께 일정부분 외부차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늘어나는 이자부담도 걱정해야 한다.
신평사 관계자는 "인수에 성공할 경우 현대그룹 전체적인 유동성 재무구조 저하로 연결될 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