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는 하나의 장치에서 여러 운영체제(OS)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상화 기술인 ‘어스(EARTH)’를 개발, AI드론에 적용해 성공적인 비행시험도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어스’는 미국 연방 항공청(FAA) 심사관(DER)으로부터 안전성 시험 과정을 거쳐, 국내 기관 중 최초로 ‘DO-178C Level-A‘를 인증받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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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비행제어 SW와 임무제어 SW가 서로 다른 하드웨어(HW)에 탑재됐다. 이는 같은 HW에서 각 기능이 동시에 작동할 경우,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기능에도 문제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영상 처리 장치가 고장 나면 비행 담당 기능도 정상적인 작동을 못하고 드론이 추락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HW를 별도로 두게 되면 기체가 무거워지고 전력 소모도 많아진다. 이 때문에 실시간 비행 제어와 빠른 계산 능력 등 고성능과 안전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AI 드론이나 탑승형 드론의 경우, 별도 HW 방식은 그 한계점이 더욱 부각된다.
ETRI가 개발한 가상화 기술 ’어스‘는 하나의 컴퓨터에 윈도우와 리눅스처럼 서로 다른 운영체제가 동시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장비 2개를 별도로 둘 필요 없이 한 장치에서 두 가지 기능이 통합돼 안정적으로 구동되도록 만들 수 있다. 하나의 보드에 탑재가 가능해 장비 경량화도 가능하다.
’어스‘는 64비트 멀티코어를 지원한다. 또 별도 HW에서 구동 시 임무 SW에서 비행제어 SW로 명령을 전달하는 지연시간이 1㎳인데 반해 ‘어스’는 33.8㎲이다. AI와 같은 고성능 응용 구동의 경우에도 가상화로 인한 오버헤드가 3% 미만으로 기술이 우수하다.
ETRI 연구진의 기술이 획득한 등급은 세계 최고 수준의 비행 SW 안전성 기준을 충족한다. 레벨A 수준의 등급은 유인 항공기를 비행하거나 엔진을 제어하는 것처럼 작은 오류라도 발생하면 자칫 재난 수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로 받아야 하는 인증이다. 유인기 적용 대상 중 최상위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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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AI 드론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적용한 유인 탑승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지능형 로봇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 연구진이 보잉, 에어버스와 같은 상용 여객기에 적용되는 최상위 수준의 인증을 받은 이유도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FAA 심사관 ”세계적 수준…산업 발전 큰역할 기대“
미국 연방 항공청(FAA) 스티브 모턴(Steve Morton) 심사관도 ”ETRI 기술이 성공적인 인증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비행안정성에서 상당한 기술적 우위를 갖는다는 의미“라며 ”드론에 활용 가능한 기반 SW로 세계적 수준이며 향후 AI드론을 포함한 해당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구진은 향후 비행 백업 제어 기능을 하는 경량 HW를 드론에 탑재해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차세대 드론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면서 기술 이전 및 상용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안전한 무인이동체를 위한 ICT 기반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지난 2017년부터 본 사업을 통해 SCI 논문인 IEEE 액세스(Access)에 발표했고, 핵심 기술 특허 3건을 출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