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 뽑는 별동대…실세 사외이사 임추위원

사외이사 과반수 임추위에서 회장후보 선발
짝수 의견 좁히기 어렵고, 홀수면 의견 왜곡 우려
  • 등록 2017-09-19 오전 10:47:23

    수정 2017-09-19 오전 10:52:22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KB금융지주외에 다른 금융지주회사들은 회장 선임을 어떻게 할까.

KB·신한·하나·우리·BNK 등 5대 금융그룹의 회장 인선 과정은 회장이나 행장, 사외이사 일부로 구성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이뤄진다. 근거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다. 이 규정에 따라 각 금융그룹은 이사회 내에 임추위를 꾸리고 여기서 추천하는 후보를 회장으로 선임한다.

임추위는 이사 3명 이상으로 구성하고, 전체에서 사외이사 수가 절반을 넘어야 한다. 위원회가 뽑은 후보를 임명하는 지주 이사회도 사외이사가 과반이어야 한다. 즉, 절반 이상이 사외이사로 각각 구성된임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을 뽑는 방식이다.

사외이사 중 누구를, 몇 명이나 임추위원에 앉힐지는 각 지주사 재량이다. KB금융은 임추위 역할을 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에 사외이사 7명을 위원으로 뒀다. ‘확대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한다’는 지주 경영승계 규정이 근거다. 다만, 사외이사들은 윤종규 회장이 들어가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심사를 거쳐 임명한다. 나머지 금융 지주는 임추위원 구성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위원회 구성과 권한 등 세부사항은 이사회 결의로 정한다’는 식의 지주 정관을 다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임추위 역할을 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과 사외이사 5명 등 6명,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과 사외이사 6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상임이사인 이광구 은행장과 사외이사 5명 등 6명으로 이뤄진다. 은행 사외이사 전원이 임추위에 들어간다.

특이한 점은 임추위원의 숫자다. 임추위원 수가 짝수이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동수가 되면 결론 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장 후보는 임추위원 의견이 과반이 돼야 결정하기 때문이다. BNK금융의 경우 임추위원 6명 의견이 반으로 갈려 좁혀지지 않아 회장 선임에 애를 먹었다. 임추위원 수가 홀수면 한 명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돼 의사 결정이 빨라질 수 있으나, 전체 의견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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