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대우건설 왜? "中亞에 돈되는 사업 널려있는데··"

  • 등록 2010-02-17 오후 4:57:51

    수정 2010-02-17 오후 4:57:5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STX(011810)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17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업계에서는 실제 구체적인 인수작업 착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TX가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든 것은 가나, 이라크 등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잇달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해외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TX 고위 관계자는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대우건설이 가진 인재와 해외사업 노하우가 탐이 난다"고 말했다.

STX는 이날 공시에서도 "성공적인 해외사업 전개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확대 등을 위해 대우건설 인수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왜 대우건설인가?= `사우디아라비아와 2억 달러 규모의 철강플랜트 계약 체결`, `가나에 100억 달러 규모 미니신도시 건설 위한 합작법인 설립`, `이라크와 30억 달러 규모의 일관제철소-화력발전소 건설 수주`·· ·

최근 수개월새 STX그룹이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거둔 수주 실적이다. STX는 이 같은 수주 실적을 발판으로 '중· 아 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끌어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급증하는 중· 아 지역의 대규모 사업을 추가 수주하기 위해선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근 아프리카 장기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뒤 주요 임원들에게 "중동과 아프리카를 나가봤더니 돈되는 프로젝트가 널려 있는데, 우리 역량만 있다면 돈을 쓸어담겠더라"며 아쉬움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아프리카 드림'을 꿈꾸는 강 회장으로써는 군침이 당기는 매물인 셈이다.

STX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하지만, 상사로 대표되는 '대우' 브랜드는 여전히 중·아 지역에서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갖고 있다"며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이 지역에서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도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금 여력은?= STX의 대우건설 인수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STX가 가진 '실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STX 측은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STX 측에 따르면 대우건설 인수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경우 대우건설의 지분 12.5%만 인수하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STX의 초기 투자금액은 1조원이 채 안 된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예전 대한통운을 인수하려 했을 때 적어낸 금액이 4조3000억이었다"며 "1조원 외에 2~ 3조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I로 참여할 경우 3년간의 우선협상대상 기간이 지난 뒤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는다는 방침"이라며 "제 2의 금호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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