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는 대림산업(000210)과 한화그룹이 1999년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해 세운 국내 최대 규모의 에틸렌 생산업체다. 그러나 합작이후 줄곧 양사 출신을 둘러싼 인사와 임금문제로 갈등을 겪어 왔다.
여천 NCC 노조는 지난 2000년 단체협상 과정에서 회사측이 구두약속한 성과급 제도화와 1999년 말 합병된 한화·대림 두 회사 직원들간 임금과 직급 격차 해소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노조측은 공권력 투입에 대비한 자구책으로 제2공장 진입로 등에 위험물질이 들어있는 드럼통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림 이준용 회장은 파업이 길어지자 여천NCC 공장으로 내려가 노조원들을 설득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갈등해소에 나섰다. 이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면담 요청`을 일간지 광고 형식으로 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사태는 그해 사측이 7월 6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측 여천NCC 경영진 2명을 모두 교체되면서 마무리 됐다.
이번 사태는 여천NCC 여수공장의 차장, 부장급 관리자 60여명이 인사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9월 10일 서울 본사를 방문한 데서 출발한다.
대림산업 출신 관리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공동대표이사인 이봉호 사장과 이신효 부사장에게화합을 위해 애써줄 것을 촉구하는 제언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한화 출신 팀장들은 9월 17일로 예정돼 있던 사장 주재 회의를 보이콧했다.
이후 10월 24일 이봉호 사장이 고소고발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으나 한화 측 이사들은 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통보해 이사회가 무산됐다.
이어 지난 11월 6일 일부 언론이 "대림 측 경영진의 무능으로 회사 발전이 어려워 합작이 지속되기 힘들다면 지분을 털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럴 경우 한화가 인수할 의향이 있다"는 한화측 이신효 부사장의 발언을 보도되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이달 12일에는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이 여천NCC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사태 해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29일 낮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천NCC 문제는 대화가 아닌 법적 수단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이 회장은 "김승연 회장과 이신효 여천NCC 부사장, 허원준 한화석유화학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며 "아울러 손해배상 청구도 준비되는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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