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둘러싼 삼청교육대 논란...참상 재조명

  • 등록 2015-02-05 오전 11:16:02

    수정 2015-02-09 오전 10:19:48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지난 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그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서 삼청교육대 관련 업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전했다.

준비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완구 후보자는 1980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국보위의 내무분과위원회에 파견 근무한 경력이 있다”며 “가장 하위직인 실무 행정요원이었고 공직자로서 근무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삼청교육대는 워낙 악랄했던 곳이었기 때문에 근무경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무총리 낙마의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삼청교육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전두환 정권은 사회악 일소 방침에 따라 사회악 범죄자와 정치범, 무고한 시민 등 6만755명을 영장 없이 체포했다. 이 중 3만9742명을 군부대로 보내 가혹한 순화교육을 했다. 삼청교육대에서는 4주간 강도 높은 유격훈련, 공수기초훈련, 목봉체조 등이 이뤄졌다. 훈련 중간 심한 구타는 기본이었다. 훈련을 못 견디고 숨진 이만 해도 수십 명에 이른다.

삼청 교육 수칙 1조는 ‘도망치면 사살한다’는 것이었다. 식사시간이 1초인 경우도 많았고 물을 주지 않아 훈련생들은 흙탕물을 먹는 경우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정권장악에 대한 반발과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 했다. 불량배 소탕 등 사회악 일소는 면피용에 불과했던 셈이다.

시인 박노해는 삼청교육대의 참상을 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깍지 끼고 땅을 기다 부러진 손가락/ 영하 20도의 땅바닥에서 동상 걸려 진물 흐르는 발바닥/ 얻어터져 성한 곳 하나 없는 마디마디/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벌건 피똥을 싸며/ 처음으로 소리죽여 흐느끼다/ 아 여기는 강제수용소인가 생지옥인가”라고 읊조렸다.

한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오는 9일과 10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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