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에 쏠리는 눈

SKT, C&C 지분 4.9% 매각..처분 대상 4.1%로 축소
최회장, C&C 지분인수뒤 (주)SK와 합병 가능성 높아져
  • 등록 2010-10-04 오후 2:47:31

    수정 2010-10-04 오후 2:47:31

마켓 인 | 이 기사는 10월 04일 14시 1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중순 SK C&C(034730) 보유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이 직후 SK C&C 주식 일부를 중동계 투자자에 매각하면서 처분해야 하는 C&C 지분이 대폭 줄었고, 최 회장이 이를 가져가기에도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설이 분분했던 SK C&C와 (주)SK 사이의 합병 가능성이 재차 부각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SK C&C 지분 4.9%(245만주)를 주당 8만3000원에 쿠웨이트연방정부에 매각키로 계약했다. SK텔레콤은 C&C 지분 9%를 보유해 왔고 해당 지분은 지주회사법상 내년 7월까지 팔아야 되는 물량이었다. 이번 처분에 따라 SK텔레콤의 처분 대상 C&C 지분은 4.1%로 줄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C&C 지분을 매각하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C&C 주식 401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최 회장은 그룹을 지배하면서 C&C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전까지 C&C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적이 없었다. 대출금액은 1500억원 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C&C 지분은 C&C가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기 때문에 어디로 가느냐가 지난 상반기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관심거리가 돼 왔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C&C-(주)SK-SK에너지·SK텔레콤 등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다. 최 회장의 C&C 지분율은 44.5%로 현재 체제를 유지한다해도 지배구조에는 문제가 없으나 계열사들의 자산가치가 커지면서 C&C에 가해지는 법상의 지주회사 전환 압박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돼 왔다.

C&C가 지주회사로 강제로 전환할 경우 SK텔레콤은 C&C의 증손회사가 되는 SK브로드밴드 지분을 100%까지 보유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따라 C&C가 지주회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필요 없는 대출을 늘려 왔다는 것이 지배적 평가다.

대안으로 C&C와 (주)SK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최 회장의 지분율 희석문제가 발생한다. 지난달 중순 한 증권사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대주주 지분이 35% 미만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지배구조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오너가 대출을 받을 경우 일시적으로 대규모 세금 납부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경영권 강화나 신규 지분 취득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 회장이 1500억원을 C&C 지분 취득에 사용, C&C 지분을 좀 더 늘린다면 합병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

또 C&C 주가는 증시에 불어닥친 지주회사 열풍과 함께 연초(1월2일 4만3500원)에서 전일(10월1일 9만9400원)까지 두 배 넘게 올라 비슷한 시기 주가상승률이 40%에 미치지 못하는 SK 지분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게 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 C&C 주식을 담보로 이 정도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면 회사 경영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용처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SK그룹은 SK에너지의 분할안건을 확정짓는 동시에 SKC로 하여금 SK해운 지분을 취득케 하면서 지주회사 체제 정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내년 6월말로 예정된 SK증권 지분 처리 문제와 함께 SK텔레콤이 보유한 C&C 지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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