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이슈)공사채 인기..`해빙 단초` vs `또 다른 양극화`

한전·부산항만공사 등 5개 공사 입찰에 2.45조 몰려
"신용등급 채권 경색 회복 기대된다"
vs "신용위기 가능성 있어 아직은 이르다"
  • 등록 2008-11-06 오후 6:51:58

    수정 2008-11-06 오후 6:59:48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얼어붙었던 공사채와 은행채 발행이 갑자기 활기를 띠면서 투자수요까지 몰리자 사상 최악의 회사채 시장 경색이 풀리는 신호가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은행채 시장을 거쳐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 회사채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는 신중론이 더 우세하다. 건설 부동산발(發) 신용 위기 가능성이 잠복해 있기 때문. 자금시장 경색으로 과도하게 벌어졌던 공사채와 은행채 스프레드가 줄어드는 것을 두고 시장이 경색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 공사·국책은행 채권 발행러시..투자수요도 급증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6일 하루 동안 한국전력(015760)과 부산항만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철도공사, 남동발전 등 모두 5개 공사가 채권을 발행했다.
 
▲ 6일 공사채 입찰 현황(단위 : %, bp)

이들 공사는 각각 1000~1700억원씩 모두 6600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이들 공사 입찰의 응찰 금액은 총 2조4500억원에 이른다. 공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입찰 예정액의 서너 배에 이르는 자금이 몰린 것이다.

발행금리도 민간 시가 평가 금리보다 10~40bp(1bp=0.01%포인트) 낮은 6.6~7%대에서 결정됐다. 수요가 몰리다 보니 각 개별회사의 신용도에 따른 기준금리 수준보다 낮게 형성된 것이다. 기업 입장으로서는 그만큼 낮은 이자를 지불하게 돼 발행 비용을 아끼게 됐다.

국책 은행의 채권발행도 활발했다. 산업은행이 7100억원을 6개월에서 5년만기로 발행한 데 이어, 기업은행이 9650억원(6개월~5년), 수출입은행이 500억원(1년 만기)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모두 6%대 중후반대에서 결정됐다.

◇ "일주일만에 분위기 확 바뀌었다...경색 완화 신호"

지난 주만 해도 민간 시가평가 금리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제시해야 간신히 채권 발행이 가능했던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채권을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발행금리가 대폭 낮아지자 회사채 시장이 회복될 단초를 찾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은행 등에 자금을 풀어준 것이 선순환을 일으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공사채 입찰에 사는 쪽이 낙찰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기관이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며 "채권시장 강세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입찰을 진행한 공사 자금팀장도 “유동성 공급으로 시중에 돈이 돌기 시작했고,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서 분위기가 일주일 사이에 확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내일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신용등급 채권에 대한 매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이르다" 대세..대기업·시중은행 채권 발행 활발해져야 회복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기대감이 섣부르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부 보증이 제공된 것이나 다름없는 공사와 국책은행이 발행 여건이 개선된 걸 경색 완화 신호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과도했던 국고채와 이들 채권간의 스프레드가 좁혀지며 정상화 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 국책은행 채권운용 담당자는 "공사채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해 절대 금리상 메리트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채를 매수하기 꺼리는 장기 투자자들이 대안적인 투자수단으로 공사채 등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수 주체가 한정된 점도 한계으로 지적됐다. 회사채 매입 확대 의사를 밝힌 국민연금과 정부 영향력 아래에 있는 정부기관 펀드 기금 등에서 정책적인 판단에서 매수를 하는 것을 시장의 매수 여력 회복 징후로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한 채권평가사 연구원은 "국민연금 등이 특정 회사채나 은행채를 매수하면 나머지 기관들이나 일부 보험사들이 그 종목을 따라사는 추세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이 살아나서 이들 회사채를 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 채권 펀드매니저는 "신용등급 채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과 시중은행의 채권 발행이 원활하게 될 정도가 돼야 시장이 회복 기미를 찾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들의 노출정도가 높은 부동산 관련 신용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분위기 반전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국채은행 운용자는 오히려 "수요기반이 한정된 가운데 연기금 등이 공사와 우량 대기업 회사채에만 투자할 경우 심각한 양극화가 시장에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관련기사 ◀
☞한전, 한전KPS 보유지분 `5%룰` 위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