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리포트)이건희회장 화 풀리려면

  • 등록 2007-10-17 오후 5:30:00

    수정 2007-10-17 오후 6:21:58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삼성그룹 직원들은 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 여기에다 에티켓을 삼성헌법 1조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생각하는 삼성맨의 전형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원 직원이 '삼성맨'에 어울리지 않는 짓을 저질러 물의를 빚었던 적이 있었지요.  일각에선 이를 계기로 삼성이 도덕적 재무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업부 지영한 기자가 이같은 분위기를 전합니다.

에스원 직원의 강도 및 성추행 사건으로 CEO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사과광고를 내고, CEO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백배사죄'했지만, 에스원 CEO는 끝내 용퇴를 결정하고 말았습니다.

회사를 떠난 에스원의 CEO는 삼성그룹에서 소문난 인사통으로, 이건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물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던 그로선 총수에게 '누'를 끼쳤다는 자책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옷을 벗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희 회장은 회사의 이미지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과 소비자, 더 나아가 국민들에 대한 삼성의 이미지 훼손에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가습기 리콜' 사건은 이 회장의 고객관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몇년 전 한 일간신문에 삼성전자 가습기를 리콜한다는 기사가 조그맣게 실렸습니다. 물통 내부의 결함으로 물이 잘 배출되지 않아 무상교환해 준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나중에 이건희 회장이 신문에서 이 기사를 보고서는 크게 진노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삼성전자에서는 가습기를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아웃소싱으로 들여와 판매했기 때문에, 처음엔 가습기 리콜을 외주 업체의 문제 정도로 가볍게 봤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다르게 봤습니다.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로부터 삼성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중대사안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결국 삼성전자의 CEO가 가습기 리콜의 '원인'과 '대응책'을 직접 작성해 이 회장에게 보고한 뒤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혼쭐이 났고, 가습기 리콜 사건을 계기로 대고객 서비스, 삼성 이미지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가다듬었다고 합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계열사 CEO들에 대해 경영을 순간적으로 잘 못하더라도 다음에 잘해 회복하면 된다는 '관대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삼성의 이미지 훼손에 대해선 그룹의 '존폐' 문제로까지 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고 귀띔하더군요.

삼성그룹 직원들을 만나면 곧잘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이 삼성헌법 1조"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예전에 이건희 회장이 "인간미˙도덕성 회복과 예의범절˙에티켓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우리끼리의 약속이며 곧 삼성의 헌법이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이후 삼성헌법은 삼성人의 몸가짐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높은 도덕성과 품위를 중시하고, 요구받는 삼성그룹의 풍토에서 에스원 사건은 삼성 내부적으로 충격일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총수의 철학을 잘 알고 있었을 에스원 CEO로선 그 누구보다 부담이 컸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에스원 사태는 일단 회사 CEO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물러나는 선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하지만 '대고객 서비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이건희 회장의 '진노' 마저 다 풀렸는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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