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내년 판매실적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경쟁사 공세 ▲노사관계 안정의 3가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고 있는 것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출구전략 본격화 가능성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최근 몇 년간 부진에서 벗어나 살아나고 있고, 엔저를 발판으로 일본 브랜드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올해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국내 공장이 심각한 생산차질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새롭게 출범하는 노조 집행부의 성향과 내년 노사관계 안정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내년 전세계 車시장 성장.. 신흥국 불확실성 변수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내년 전세계 자동차시장을 올해보다 4.1% 증가한 8360만대로 전망했다. 중국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유럽시장도 7년 만에 회복세로 전환해 올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최근 환율과 금융시장 불안 등이 가세하면서 판매부진이 지속하고 있다. 브라질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현지생산 신차 출시를 확대하는 가운데 월드컵 개최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높은 할부금리와 가계부채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금리상승, 환율불안은 자동차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사 반사익 더이상 없다”.. 제품으로 승부해야
현대·기아차는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일본 경쟁사의 내우외환으로 누렸던 해외시장 반사이익을 내년부터는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는 제품 경쟁력만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 국내에서는 갈수록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수입차의 공세도 방어해야 한다.
미국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올들어 미국시장 회복에 힘입어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GM은 전년대비 4.4% 증가한 645만5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1위인 도요타(656만3000대)와 격차를 줄였다. 미국과 중국의 판매비중이 높은 포드도 전년대비 13.3% 늘어난 415만3000대를 판매해 주요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현지 업체인 푸조·시트로엥(PSA)은 최근 공장폐쇄 등 구조조정 마무리와 유럽시장의 점진적 회복을 발판으로 2015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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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엔저’로 일본 브랜드는 수익성과 체질이 개선되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수출경쟁력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노사관계 안정.. 생산성 향상에 중요
현대·기아차는 올해 노조의 파업과 주말특근 거부 등으로 2조원(7만3000여대)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성은 해외 공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국내 공장의 자동차 1대당 평균 생산시간(HPV)은 30.5시간으로 해외공장 평균인 18.6시간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밤샘근무를 없앤 주간연속 2교대제를 본격 실시함에 따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공장 노조와의 관계가 중요한 변수다. 내달 현대·기아차 노조의 집행부 선거에서 어떤 성향을 가진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는지에 따라 내년 노사관계 안정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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