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트·편의점도 날개달았다
백화점과 슈퍼마켓 1위 기업인 롯데는 유독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업에선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대형마트 사업에선 신세계 이마트(139480)라는 쟁쟁한 선발주자가 버티고 있었고 글로벌 기업인 테스코(홈플러스)와 힘겨운 경쟁을 해야했다. 편의점 사업도 마찬가지. 세븐일레븐은 국내 최초 편의점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훼미리마트(현 CU)와 GS25에 밀려 고전을 면치못했다.
롯데는 올해 이 두가지 사업분야에서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롯데쇼핑(023530)은 최근 하이마트(071840)를 인수해 가전판매분야의 1위로 올라섰다. 롯데마트와 하이마트 매출을 합하면 홈플러스를 제치고 대형마트 2위가 된다. 편의점사업도 지난 2010년 4월 바이더웨이 인수를 계기로 공격적인 출점정책을 펴 불과 2년여만에 GS25를 따라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곳이 롯데”라며 “M&A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GS리테일(007070)과 GS홈쇼핑을 통해 유통사업을 펴고 있는 GS(078930)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는 그간 백화점과 마트(1조3400억원), GS강남방송 및 GS울산방송(39030억원) 매각 등으로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GS로부터 자산을 인수한 곳이 롯데다. 롯데는 지난 2010년 2월 GS백화점과 GS마트를 인수해 각각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GS는 또 안양시 평촌의 복합쇼핑몰을 롯데에 20년간 빌려줬다. 롯데가 돈을 써가며 사업확장에 골몰할 때 GS는 자산매각 등으로 현금을 쌓는 일에 집중한 셈이다.
해외사업도 명암
해외사업의 성과도 엇갈린다. GS는 지난 2007년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나 부지선정 실패 등으로 지금은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반면 롯데는 최근 현지법인인 ‘롯데베트남쇼핑’에 대한 증자를 결의하고 현지 파트너인 ‘민반(Minh Van)’이 보유한 지분을 전량 인수키로 하는 등 그간 답보상태를 보인 베트남 사업에 돌파구를 마련했다. GS는 올해초에야 롯데마트가 이미 영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설립해 해외사업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경영하면서 롯데의 보수적 색채가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바뀐데 비해 GS는 여전히 안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두 회사의 전략과 오너십의 차이가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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