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오세훈의 입`..이종현 서울시 대변인

서울시 첫 외부전문가 대변인
언론계 폭넓은 인맥,현장형 공보
주민투표 후폭풍에 동반 사퇴
  • 등록 2011-08-26 오후 6:35:00

    수정 2011-08-26 오후 6:35:00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즉각 사퇴로 동반 퇴진하는 정무라인 중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48)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 대변인은 최초의 외부전문가 대변인(2급 상당)으로 임명돼 민선 5기 오세훈 시장의 `입`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민주당이 4분의 3을 차지한 여소야대의 서울시의회와의 갈등국면에서 논평을 통해 최전방 소방수 역할을 도맡았다.

민선5기 출범후 시의회와 첫 갈등의 시작이었던 서울광장 신고제 조례개정부터 즉각 사퇴를 불러온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까지 오 시장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말 그대로 대변인업무를 수행했다.   때로는 `좌시, 나쁜` 등의 원색적인 단어가 들어간 논평으로 시의회 민주당 등 반대진영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언론계의 폭넓은 인맥과 18년간의 공보경험을 갖추고 있는 `현장형 공보맨`이란 평가답게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오 시장의 시정운영 입장을 대외적으로 적극 전달해 왔다.
▲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는 이종현 서울시대변인


민주당측이 서울시의 수해방지 예산을 문제삼자 이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의 폭우를 `오세훈 시장 때리기의 호기`로 최대한 활용하려는 나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민투표를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주민투표일에 초·중·고교장 워크샵을 개최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곧바로 논평을 통해 "곽노현 교육감은 서울 학교장들의 투표권은 물론 부재자투표 기회까지 박탈하는 참 나쁜 교육감"이라고 비난했다.

24일 치러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오후 5시 현재 20%를 갓 넘어서 저조한 상황에서도 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퇴근길 직장인들의 투표를 기대한다"며 끝까지 희망적인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의회가 올해 서울시의 홍보성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대변인의 업무추진비도 `0`으로 전액 삭감돼 이 대변인 개인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업무추진비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각종 위기상황을 겪을 때마다 주변 정서를 읽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탁월한 위기관리 전문가를 자임했던 이 대변인도 이번 주민투표 결과의 후폭풍을 피하긴 어려웠다.

오 시장의 기자회견때마다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았던 이 대변인은 이날 즉각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정무부시장, 정무조정실장, 대변인, 소통특보도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칙적으로 시장과 함께 일괄 사퇴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가 포함된 답변으로 대변인으로서 공식적인 마지막 업무를 수행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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