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화웨이 '멍완저우' 재판…사실상 美·中 대리전

20일부터 닷새간 심리 시작…11월까지 총 네차례 열려
캐나다법상 불법, 인권침해 여부 쟁점
中정부 "중대한 정치적 사건" 조기 석방 요구
  • 등록 2020-01-21 오전 11:04:30

    수정 2020-01-21 오전 11:04:30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미국 신병 인도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이 20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실시됐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지를 판단하는 심리가 시작했다.

멍 부회장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하려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재판소로 출두한 멍 부회장은 남색 물방울 원피스를 입고 밝은 표정으로 등장했다. 1년이 넘도록 가택연금 상태이지만, 표정은 밝았다. 하얀색 스타킹과 전자발찌가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가 이란 등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에 통신장비를 판매했다는 혐의, 미국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사업기밀을 탈취한 혐의 등으로 미국 정부에 기소당했다. 그에게 걸린 혐의만 13개에 달한다. 캐나다 경찰당국은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2018년 12월 1일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했다.

이날 심리는 오는 24일까지 5일간 진행돼, 11월까지 네 차례 열린다. 항소심도 가능하기 때문에 재판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크다.

쟁점은 이란과의 불법 금융 거래에 관련된 범죄가 캐나다에서도 범죄로 간주되는 지다.

캐나다법은 미국에서 범죄로 간주하는 행위를 했다고 할지라도 국내법이 이를 불법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신병을 인도하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미국이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 결정 없이 이란을 제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멍 부회장이 체포되는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여부이다. 멍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멍 부회장이 캐나다 경찰당국으로부터 체포·구속되는 과정에서 그 이유를 명확히 듣지 못하고 변호사를 부를 권리도 무시당하는 등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 법원이 이를 인정할 경우, 멍 부회장의 송환 절차가 중단되거나 미국 측이 제시한 증거 일부가 효력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멍 부회장의 신병을 둘러싼 공방은 단순히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법리적 다툼이 아닌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 기술을 강력하게 견제, 전 세계 통신망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려고 있다. 그의 체포 역시 화웨이에 대한 강력한 견제가 지속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화웨이와 중국 정부가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남용하고 임의로 중국인의 권리를 심각했다”며 멍 부회장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멍 부회장이 체포된 직후 캐나다인 2명을 구금한 상태이다.

한편, 이날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 포럼)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5년만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연사로 나서 이 둘간의 만남이 이뤄질 지도 주목된다. 멍 부회장은 런 회장의 큰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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