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엘피다와 도시바가 합치면 강한 경쟁자가 생기는 건데, 예상하고 조마조마할 겨를이 없습니다. 빨리 치고 나가야 합니다."
전동수
삼성전자(005930)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출판기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엘피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반도체 업체들이 합종연횡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최근 반도체 업계의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답변이었다.
전 사장은 이날 출판기념회 건배사에서 "지금 반도체 환경이 크게 용트림 치고 있다"며 "메모리 중심에서 시스템 반도체 중심으로, PC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둘러싼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처럼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를 모두 가진 회사가 유리하다는 게 진 사장의 진단이다. 현재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일본의 도시바는 모바일 D램을 다른 곳에서 사와야 하고, 엘피다는 낸드플래시를 다른 곳에서 사와야 한다.
전 사장은 "우리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산업적 논리로 보면 도시바는 엘피다의 모바일 D램이 탐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삼성처럼 모바일 D램부터 낸드플래시까지 양산할 수 있는) 강한 경쟁자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모리 시장에 대해서도 전 사장은 "지난해 태국에서 홍수가 났듯,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는 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황을 얘기하는 건 이제 모순이 있다"면서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만이 살아 남는다"고 강조했다. 6개월 뒤에 어느 업체가 어떤 상황에 처해질지 모른다는 전망이다.
전 사장은 "투자도 윤곽을 정해놓고 우리 상태 따라서 시기적절하게 변화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짙고, 모든 변수를 고려한 예측이 어려우니 차라리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조직의 융통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과 소송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에 영향이 없느냐고 묻자 전 사장은 "삼성 제품이 아니면 안 되게 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애플의 맥북에어에 삼성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들어가는데 도시바 SSD보다 월등히 좋아 최종 사용자들이 삼성 SSD가 탑재된 맥북에어를 선호한다고도 했다.
중국 반도체 공장과 관련해 전 사장은 "부지 선정도 아직 안 돼서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서둘러서 잘못 판단하면 곤란하니 장기적으로 보고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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