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카페서 ‘왕게임’…술에 취하자 후배 성폭행
A군은 지난해 2월 친구 집에서 소개로 만난 학생들과 이른바 ‘왕게임’을 했다. A군은 이후 같은 학교 한 학년 아래 후배 B양과 다음 날 둘이 만날 때 술도 가져가 마시기로 약속했다.
왕게임 중 남은 하의를 벗지 않기로 한 B양은 벌주로 소주를 모두 마셨고, A군은 술에 취해 누워있는 B양을 성폭행해 준강간한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성폭행을 당한 B양이 A군을 신고하면서 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심의위는 A군에 대해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특별교육 20시간 △보호자 특별교육 10시간 △전학 조치 등을 결정했다. 저항이 어려운 상태의 B양을 성폭행해 정신적·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A군 측은 “B양과 합의 하에 신체접촉을 했을 뿐 성관계나 성폭행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징계에 불복했다.
재판부 “옷벗기 벌칙 합의가 성관계 합의는 아니다”
재판부는 “사건 직후 A군과 B양이 길거리에서 껴안거나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있지만 B양이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집에 와서 비틀거리는 모습에 부모님으로부터 술에 취했음을 들키기도 했다”며 피해자가 만취상황에 있음을 지적한 뒤 “B양이 사건 당일 A군이 술을 가져오는 걸 알고 있었고 합의 하에 벌칙으로 옷 벗기를 하기로 정했다 해도 성행위를 하는 것까지 동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동의 없이 이뤄진 성관계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 특히 전학 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