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교역조건 사상 최악…16개월째 하락

한은, 교역조건지수 82.55로 역대 최저
달러 기준 수입가격 18% 오를 때 수출은 4.6% 올라
  • 등록 2022-08-31 오후 12:00:00

    수정 2022-08-31 오후 9:28:4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교역조건이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기준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4배 가량 급등한 영향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이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5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인데 물건을 팔아서 사올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의미다.

1년 전보다도 11.4% 하락해 2011년 8월(12.4%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7월 국제유가가 전월비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교역조건 지수는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1~2개월 시차가 적용돼 5~6월의 높은 유가 흐름이 반영된 영향이다.

달러 기준 수입가격이 전년동월비 18.0% 오른 반면 수출가격이 4.6%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6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월비로도 3.1% 하락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가 전월비로는 하락하더라도 전년동월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8월 교역조건지수도 악화되는 등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8월 교역조건지수의 경우 7월 국제유가가 반영될텐데 7월 월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103.14달러로 전년동월비 41.3% 올랐다.

(출처: 한국은행)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03.16으로 전년동월비 8.4% 하락했다.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수출물량 지수가 3.4% 상승했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한 영향이다.

한편 수출물량지수는 화학제품 등이 감소했음에도 반도체, 자동차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전년동월비 3.4%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도 석탄 및 석유제품,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8.1%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차 금속 제품 등이 감소했으나 원유, 반도체 등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광산품, 컴퓨터 및 전자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4.0%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 역시 22.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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