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유가에 발목 잡힌 장세였다. 밤사이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장중 140달러에 다시 육박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 유가 안정을 낙관할 수 없게 만들었다. 뉴욕 증시도 혼조세를 보였고,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며 미국 금융주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지만 앞으로도 줄줄이 대기 중인 금융기관 발표 일정을 의식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도 변함 없이 매도세로 일관했다.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지속, 지난 3월중순 이전의 매도 패턴으로 복귀한 모습이다. 선물은 물론 코스닥 시장에서도 대규모 매도로 일관해 장세 전망을 여전히 어둡게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반등폭만큼이나 하락폭도 제한됐다. 개인에 이어 기관도 오후들어 매수에 동참하면서 1750선 지지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현선물 베이시스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 프로그램 순매수가 2400억원 이상 유입됐다.
거래도 부진해 조정 보다는 관망 분위기가 우세한 모습이다. 시장도 당분간은 대외재료에 따라 등락폭이 일정부분에서 제한되는 지지부진한 흐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국인이 1983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894억원과 577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차익매수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2468억원 사자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사흘만에 하락하면서 지수와 맥을 같이 했다. POSCO가 강보합권까지 올라서긴 했지만 철강금속은 하루만에 다시 부진했다. 건설업종 역시 3.87% 급락했다. 기계노조의 파업 여파로 이틀째 부담이 지속됐다.
반면, 운수창고와 운수장비가 나란히 상승했고, 은행업종도 상승세가 돋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업종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가 나란히 하락세를 타며 조정을 주도했다.
건설주가 일제히 소나기를 맞으며 금호산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규모 건설주들도 4~5%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농심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적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주목받으며 5% 이상 뛰어올랐다. 해운주들이 일제히 반등한 가운데 대한해운의 경우 대규모 운송계약 호재가 지속되며 4.14% 상승했다.
장하성 펀드의 지분 매수로 주목받은 현대H&S도 소폭 강세로 장을 마쳤고, 경영분쟁이 마무리된 보르네오는 상한가에 진입했다. 반대로 전날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STX는 6.71% 빠지며 급락세가 이어졌다. 유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도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승종목은 상한가 11개를 포함, 283개였고, 하한가 종목이 2개, 하락종목은 518개였다. 거래량은 3억3049만주, 거래대금은 4조8122억원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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