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나라당 내부 위기?..이제야 살길 열렸다”

  • 등록 2012-01-27 오후 5:20:00

    수정 2012-01-27 오후 5:20:00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이준석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27일 “요즘 한나라당에 대해 내부 위기가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이제야 살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날 오후 정강정책 방송연설을 통해 “그 동안 한나라당은 변화가 없고, 결정도 오래 걸리고 입장도 딱 하나였는데 이제 논의가 생기고 여러 가지 입장이 생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남들이 보기에는 갈등 같지만 소수의 의견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지금이 참 좋게 보인다”고 했다.

이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하는데 매번 새 부대만 찾으면 깊은 맛이 안 난다”며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좋은 점을 유지하면서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게 더 빠르고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또 “한나라당이 지금 위기를 극복하면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며 “한나라당은 지금 흔들리는 게 아니라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힘은 바로 이 변화에서 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정치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고, 열심히 하는 당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20대 위원으로서 비대위에 있는 동안 청소년을 위한 대책을 꼭 관철시키겠다는 개인적 포부도 밝혔다.

그는 “비대위 회의 때 원탁에 앉는 순서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냥 오는 순서대로 앉는다”며 “20대가 경험하는 비대위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자유롭다. 20대에게도 배우겠다는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계셔서 굉장히 놀랍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강정책 방송연설 전문. 1. 안녕하세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이준석입니다. 설은 다들 잘 보내셨어요? 저도 이번 설에는 친척들과 지인들을 만났는데요. 올해는 덕담과 더불어 나라 걱정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비상대책위원이 된 지 벌써 한 달이 됐습니다. 그 사이 해가 바뀌어서 스물 일곱이 됐구요. 이제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제 얼굴을 알아보시는 분도 생겼고 또 안티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많은 관심들은 한나라당이기 때문이겠죠? 다른 당의 비대위원이 되었다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일시적인 정치쇼가 아니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는 생각보다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매주 정책을 준비하고 토론하느라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한 달. 짧다면 정말 짧은 기간이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한나라당에는 작지만 큰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그 변화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2. 제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왜 한나라당을 택했냐! 인데요. 아시다시피 저는 한나라당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정치, 그리고 국회에 대해서 선입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험 해보니까 생각한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치열하게 일하느라 밤을 새기도 일쑤였어요. 한마디로 정치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 대해 열심히 하는 당이다!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비대위 제의를 수락했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한나라당은 우리나라의 최장수 정당입니다. 벌써 15년째 계속 유지되고 있죠. 한국에서 한 정당이 같은 이름으로 15년을 이어간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정당들이 4년, 5년만에 생기고 없어지고 하더군요

물론 15년이라는 긴 역사만큼 큰 사건 사고도 많았습니다.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 실수나 의혹들도 많았구요.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쉽게 당을 없애고, 새로 창당하는 게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저는 한나라당이라는 당이 가진 15년의 무게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굉장한 강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당이든 장단점은 있을 겁니다. 다만 집권여당이다 보니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더 많이 보도되는 부분도 있는 거 같습니다. 저 역시 비대위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 똑같은 사람인데. 언론에서는 저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도하더라구요.

사실 20대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 된다… 놀라운 일이죠. 전례가 없었던 일이니까요. 솔직히 저도 놀랐습니다.

그 당시 한나라당은 큰 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절박함이라는 게 항상 변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거든요.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20대에게 손을 내민 것부터가 한나라당이 달라질 거라는 일종의 예고편이었죠. 저는 비대위 첫 회의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봤습니다.

언론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첫 회의에서 결정한 것 중에서 국회의원불체포 특권 포기가 있었습니다.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죠. 기존의 한나라당이었다면 결론 도출이 어려웠을 텐데.. 비대위에서는 과감하게 바로 안건으로 처리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바뀔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저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20대의 창구 역할을 맡았습니다. 20대를 대표한다는 것. 상당히 어려운 일이죠. 모든 세대가 그렇겠지만 20대 역시 위 아래로 큰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삶이 안정되어 있다면 정치에 대한 관심은 적어집니다. 20대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그만큼 20대의 삶이 불안하다는 뜻이겠죠. 20대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들도 있습니다. 물론 경험이 적기 때문에 부족한 점도 있겠죠.

하지만 20대 만이 볼 수 있는 부분도 있거든요. 정치에서는 그런 부분이 당연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게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입니다. 줄여서 배나사라고 불러요. 20대를 대변할 때 제가 나름의 어떤 기준으로 삼는 곳입니다.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선 300여명의 대학생들이 배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부를 가르치는 재능기부 봉사단체인데요 처음에는 교실 딱 하나에서 정말 작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8개 지부가 생길만큼 자율적이고 튼튼한 비영리단체입니다.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제 20 대 전부를 보낸 곳이라 저한테는 의미가 남다른데요. 그 안에서는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스펙트럼의 끝과 끝에 위치한 친구들도 있구요... 20대의 고민, 불안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얘기하죠. 그런 부분들이 20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배나사 활동을 하다 보면 청소년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는데요. 가정폭력이나 학교 폭력의 문제점도 듣게 됩니다. 그 중 한 청소년은 십 여 년 간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저를 믿고 털어놨는데도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구요. 시설도 알아보고 시설에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는 동안 저희 집에서 지내 기도 하고. 함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때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좀 더 많은 것을 해주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데. 저라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비상대책위원회 제의가 왔을 때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자신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집권당에게 이런 힘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고, 정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비대위에 합류를 결정했고, 비대위에 있는 동안 청소년을 위한 대책도 꼭 관철시키려고 합니다.

4 저는 지금도 계속 배나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매주 2번씩 수업을 하고, 아이들과 선생님과 얘기를 듣고 의견을 나눕니다. 저는 이런 의견들을 국정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한나라당에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나오는 구태의연한 정책이 아닌 소통을 통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거든요.

얼마 전에는 대구에 가서 간담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아.. 특별히 초대 받아서 간 건 아니구요. 아무래도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다 보니까 직접 갔습니다. 학교 폭력과 관련된 간담회였는데. 확실히 인터넷 상으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이 나왔어요. 같이 가신 분들도 보도된 것과는 다른 현실에 대해서 많이 느끼셨구요. 돌아와서 학교 폭력 방지 전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 결과물로 신속히117전화를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아직 디테일한 부분들이 부족합니다. 문제라는 게 단번에 100% 해결 될 수 있는 게 아니죠. 정말 중요한 건 들으려는 자세. 그리고 꾸준하게 변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에게 그동안 없었던 부분이 바로 이거구요. 비상대책위원회 이후 한나라당이 변하기 시작한 원동력 역시 이런 변화에 대한 진정성입니다.

제가 컴퓨터 쪽을 공부하다보니까 요새 저한테 소셜네트워크 물어보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SNS의 중요성이 부각 됐는데요. 그래서 SNS를 통한 소통에 다들 관심을 갖게 되신 거죠.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온라인 상에서 자유롭게 오가는 의견들도 참 많거든요. 한 쪽에 치우지지 않고 골고루 귀담아 듣는 게 진짜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소통법을 배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 아, 한나라당이 예전과는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었어요. . 물론 여러 단체들과의 접촉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많이 만나고 많이 소통해야 진짜 필요한, 더 좋은 정책이 나오지 않겠어요? 저는 언제든 준비가 되어 있고, 소통에 대한 노력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어요. 저도, 비상대책위원회도, 그리고 한나라당도! 모두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

5. 요즘 들어 신문에 한나라당 내의 갈등에 관한 기사가 많이 터집니다. 다들 내부의 위기가 아니냐고 말씀들 하시는데요. 저는 오히려 이제야 한나라당이 살길이 열렸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동안 한나라당은 참 변화가 없었거든요. 오래 생각하고 결정도 오래 걸리고. 입장도 딱 하나. 항상 그래왔는데 이제 논의가 생기고 여러 가지 입장이 생긴 거죠. 한마디로 참여가 많아졌다는 얘깁니다.

물론 목표는 똑같이 당이 잘되고, 나라가 더 잘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겁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더 좋은 걸 찾아내는 거죠. 당이 살아있고 변한다는 얘긴데. 이게 원래 당연한 거죠.

남들이 보기에는 갈등 같겠지만 이건 소수의 의견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저는 지금이 참 좋게 보여요. 정치 얘기할 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런 얘기들 하잖아요? 근데 그렇게 매번 새 부대만 찾으면 깊은 맛이 안 납니다. 숙성의 시간이 꼭 필요하죠.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좋은 점을 유지하면서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게 당연히 더 빠르고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나라당이 지금 위기를 극복하면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저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과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은 발이 느리다는 얘기 많이들 하는데요. 예전에는 100%의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는 게 한나라당의 스타일이었죠.

저는 벤처기업인입니다. 벤처기업은 확률이 60%만 되도 실행에 옮기죠. 물론 당이 벤처기업 같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한나라당은 좀 더 적극적인 도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니까요. 선택을 하다 보면 가끔은 뒤로 갈 때도 당연히 있겠죠. 하지만 그게 진보하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면 잠깐의 후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민주주의는 분명히 앞으로 나가니까요.

한나라당은 지금 흔들리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겁니다. 가만히 그 자리에 있는데 알아서 진보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흔들어 깨워야 더 좋은 의견이 나오죠. 앞으로 한나라당을 길게 이끌어갈 힘은 바로 이 변화에서 온다고 봅니다.

6. 신문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가끔 원탁에 앉는 순서를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뭐, 그냥 오는 순서대로 앉는 거에요. 예전에는 안 그랬다고 그러더라구요. 이제는 동등한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도록 바뀐 건데 민주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 정말 맘에 듭니다.

20대가 경험하는 비대위는 상상 이상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크고 자유롭죠. 저 뿐 아니라 비대위에 계신 모든 분들이 정치에 대한 야심으로 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소신 있는 발언을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비대위원들의 제안과 주장은 어떠한 정치적 평가와 가감없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위원님들보다 어리고 경험도 적어 제 의견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존중 받고 있구요. 20대에게도 배우겠다는 열린 마인드를 다들 가지고 계셔서 굉장히 놀랍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목표가 같은 다양성이 공존한다는 것. 균등한 발언의 기회가 있다는 게 우리 비대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일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반응이 너무 급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곡을 바로잡는 것은 급변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겁니다. 좀 더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변하고 있다는 거. 그 변화가 바로 핵심이죠.

7. 비대위 활동은 4월 총선까지니까 이제 3개월 정도 남았네요. 3개월이면 벤처기업에서 제품을 하나 뚝딱 만들 시간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저 역시 최선을 다해 좋은 정책을 만들어야겠죠.

적어도 총선이 끝나고 나면 어느 누구도 20대가 한나라당에서 발언권이 없다 라고 얘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20대는 한나라당에서 소외되지 않았거든요. 앞으로도 자신감 있는 청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한나라당은 지금 논리의 정당에서 탈바꿈해서 살아있고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정당이 되가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속도로 변하고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 해온 팀워크가 있으니까 앞으로도 이 변화의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 빨라질 거라고 저는 기대합 니다.

물론 변화가 일시적이라고 의심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앞으로 정책으로 행동으로 그 진정성을 확인하게 되실 겁니다.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더 나아질 겁니다. 15년의 역사와 경험이 사라질 리는 없으니까요.

저희는 국민만 바라보고 갑니다. 그러니까 여러분께서도 한나라당을 꼭 지켜봐주세요. 많은 격려와 비판, 언제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