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바이러스 유전체 관련 브리핑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긴급상황센터장)는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바이러스가 염기서열이나 아미노산 수준에서 외국과 차이를 보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바이러스의 전파력이나 치명률 등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변종(variant)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바이러스 변이 여부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Emerging Infectious Diseases) 1월호에 게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논문을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 유전자에서 변이가 관찰됐다고 게제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연구에는 1번째, 2번째, 9번째, 10번째, 12번째, 13번째, 15번째 환자의 검체가 사용됐다
질병관리본부가 해당 연구를 위해 메르스 환자 8명의 검체를 사용한 결과 전체 당단백질의 8개 부분에서 염기 변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4개에서는 아미노산 변이가 관찰됐다. 총 4062개 염기서열중에서 8개에서만 염기치환, 총 1353개 아미노산에서는 4개 치환의 변이가 나타났다.
이같이 0.1%의 유전자가 달라진다고 해도 전파력 등에 치명적을 수 있다는 의견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11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한국의 메르스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발견됐다.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화로 인한 범용 백신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성급하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주실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현재까지 메르스 확진자 32명의 41건에 대한 전장유전체가 분석중에 있다”며 “유전체 분석을 통한 감염력 영향 등은 앞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