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임신 전 과체중은 임신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영국 헐 대학 심혈관·대사연구센터의 로저 스터미 박사는 임신 전 과체중은 수정란이 배아로 발달하는 초기단계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쳐 온전하지 못한 배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이는 배아의 착상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출산한 아이의 건강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스터미 박사는 밝혔다. 불임 치료를 받는 여성 58명의 난자로 만들어진 350개의 수정란을 살펴본 결과 과체중이나 비만한 여성의 수정란은 체중이 정상인 여성의 수정란에 비해 직경이 훨씬 작고 수정 약 5일 후 형성되는 포배(胞胚) 단계에 이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이나 비만한 여성의 수정란은 또 포배 단계에 이르는 시간이 정상 체중 여성의 것보다 평균 17시간 빨랐다. 포배 형성이 빠르다는 것은 나중 태반의 대부분을 형성하게 되는 포배의 외막에 생성되어야 할 세포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스터미 박사는 설명했다.
이밖에 과체중이나 비만한 여성의 배아는 초기단계 배아의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인 포도당 흡수력이 약하고 세포, 근육, 조직을 이루는 일부 아미노산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체중이 지나친 여성이 배아 형성 과정에서 이처럼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난자가 성숙하는 곳인 난소의 상황에서 온 결과라고 스터미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